[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 관련 법원에 방통위 입장을 전달할 뜻을 밝혀 주목된다.
방통위는 지난해 11월 SK브로드밴드의 재정 신청 이후 양사 대면 질의 등을 통해 최종 재정안을 도출 중인 상황이었다. 하지만 넷플릭스 소송 제기로 재정은 중단된 상태다.
이에 방통위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그동안 검토했던 의견(재정안)을 참고 자료로 제출할 예정인 것. 해당 내용에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방통위의 판단은 넷플릭스 협상 불응에 당위성이 없다는 쪽으로 기울어 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상혁 위원장은 29일 방통위 전체회의 직후 기자와 만나 "그 건(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망 사용료 분쟁)은 우리 손을 떠났다"면서도 "법원에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최성호 방통위 사무처장은 "법원에서 요청이 올 지 우리가 먼저 내용을 전달할 지 아직 구체적인 방법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부연했다.
앞서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 측의 망 이용대가 협상 불응을 중재해 달라며 방통위에 재정을 신청했다. 이후 재정에 돌입한 방통위는 빠르면 내달 최종 재정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넷플릭스가 최근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하면서 관련 절차를 중단했다.
그러나 방통위는 그간 마련한 재정안 또는 의견을 법원 참고자료로 제출, 사실상 관련 문제에 관계 당국으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앞서 방통위는 SK브로드밴드 재정 신청 후 해외 사업자인 넷플릭스가 국내 재정 피신청인 자격이 있는지부터, 트래픽 증가의 직접적인 원인, 아울러 오픈커넥트(캐시서버) 설치와 국제회선 비용 상관관계 등을 다각도로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등에 따르면 방통위는 넷플릭스가 국내 인터넷사업자(ISP)인 SK브로드밴드의 급격한 트래픽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있고 앞으로도 이 같은 양상이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ISP의 네트워크 품질 보장은 CP 즉, 넷플릭스의 경쟁력으로 이어져 넷플릭스가 이용자 서비스 향상을 위해서라도 ISP와 협상에 충실히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던 상황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에 망사용료 지불 대신 설치를 제안한 캐시서버 '오픈커넥트'에 대해서도 방통위는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안다"며 "설치 목적 등을 감안할 떄 오픈커넥트가 SK브로드밴드 국제회선 비용 절감 명목이 아닌 넷플릭스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한 것이라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넷플릭스 주장과 달리 오픈커넥트 설치 제공이 망 사용료를 회피할 수 있는 사유는 못된다는 것으로 사실상 SK브로드밴드 측 주장에 힘이 실린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방통위 측은 "추진했던 재정 내용이나 법원에 전달할 내용 등은 확인이 어렵다"고 답했다.
송혜리 기자 chew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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