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3'는 전체적으로 조잡함을 덜어낸 작고 단순한 미니멀리즘 디자인 콘셉트가 돋보였다. 이를 통해 다른 메이커의 전기차와 차별화한 감성을 만들어내는 것 같았다. 직관적이고 개인화돼 편안한 주행이 가능한 것도 마음을 뺏는 요소였다.
지난 19일부터 2박 3일 동안 모델3의 최상위 트림인 퍼포먼스를 경험했다. 해당 트림의 주행 가능 거리는 415km, 최고속도는 261km/h, 제로백은 3.4초다. 색상은 미드나잇 실버다.
먼저 차량 문은 카드키를 차량 외부 B필러에 갖다 대는 방식으로 열렸다. 테슬라 오너라면 카드키 대신 모바일 앱으로 차량 문을 잠그고 열 수 있고 호출할 수 있다.
모델3는 중형 세단인데, 차체가 낮아 더 작은 느낌이 든다. 이 때문에 핸들을 최대한 높여도 낮은 편이라 타고 내릴 때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키가 160cm 정도 되는 기자가 탔을 때도 작은 느낌이 들 정도였는데, 개인적으로는 낮은 차체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편이라 만족했다. 시트 포지션은 개인에 알맞게 맞춰서 저장해놓을 수 있어 편리하다.
내부는 단순했다. 중앙에 위치한 15인치 터치스크린이 다 였다. 일반적으로 기어나 여러 조작 버튼들이 있어야 할 운전석 오른쪽 중앙도 깔끔했고, 핸들 앞 계기판도 없다. 모든 것은 터치스크린 하나로 가능했다. 핸들 높낮이를 조절하고 사이드미러 각도를 조절하는 것도 터치스크린에서 해당 메뉴를 찾으면 된다.
신기했던 것은 에어컨 바람을 분산하는 것도 손가락으로 터치스크린을 문지르는 방식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어디에 어떤 메뉴가 있는지 익숙하지 않아 음성인식 기능을 활용해 물어보기도 했는데, 음성을 꽤 정확하게 인식했다.
시동을 걸기 위해서는 운전석 오른 편에 카드키를 읽는 센서 부분에 카드키를 올려놓고 핸들 오른 쪽 뒤에 붙어 있는 레버를 통해 기어를 조작하면 된다.
주행감은 전기차 답게 부드럽고, 특히 반응이 빨라 경쾌한 주행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풍절음과 노면 소음은 잘 차단하지 못하는 듯 했다. 이 때문에 차량 밖에서 보행자는 전기차가 지나가는 소리를 듣지 못할 수 있지만, 내부에서 운전자가 느끼기에 조용하다고 보긴 어려웠다.
고속도로에서 오토파일럿도 시도해봤다. 핸들 오른쪽 뒤 레버를 두 번 연속으로 내리면 활성화되는데, 핸들 오른쪽에 있는 버튼으로 속도와 차간거리 등을 지정할 수 있다. 이후 손과 발을 모두 떼도 주행이 가능하다. 속도도 속도지만 차선을 잘 유지해줘 마음이 놓였다. 물론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마음을 완전히 놓으면 안 돼 이내 비활성화했다.
주행하는 내내 터치스크린에 내 차량 주변에 있는 차들이 이미지로 표시됐다. 차량 크기별로 다른 이미지로 표시가 됐고,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이 있으면 자전거를 탄 사람 모양의 이미지가 떴다. 후방 카메라는 계속해서 켜둘 수 있는데, 화질이 좋아 주차할 때 편했다.
차 자체는 작지만 공간 활용성도 뛰어났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데다, 엔진이 없다보니 차량 앞 뒤로 트렁크가 위치한다. 후면 트렁크에는 짐을 꽤 깊숙이 넣을 수 있었고, 아래에 또 다른 공간이 있었다. 여기에 2열 시트를 접을 수 있어 더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다.
배터리는 평균적으로 2시간 여 주행에 8% 정도가 줄어들었던 것 같다. 터치스크린을 통해 배터리가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전기차에 익숙해진 오너라면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신경이 쓰였다. 마치 휴대전화 충전 상태가 50% 정도일 때 얼른 충전기에 꼽고 싶은 듯한 느낌이 드는 것처럼 말이다.
배터리 충전 상태가 48% 정도일 때 송도에 있는 테슬라 수퍼차저에 방문했다. 수퍼차저는 현재 국내에서 무료로 제공되고 있는데 배터리 충전 권장량인 80% 충전까지 평균 한 시간 정도 소요되는 급속 충전기다.
하지만 방문 했을 때 수퍼차저 자리가 꽉 차 완속충전이 가능한 테슬라 데스티네이션 차징에서 충전을 했다. 48% 정도일 때 완충까지 7시간 이상이 걸린다는 메시지가 나왔다. 이에 1시간 정도만 충전을 시도했는데 55% 정도까지 충전됐다. 이러한 불편함은 모든 전기차에 해당하는 것이라, 전기차 대중화와 함께 충전소 문제가 시급하게 해결돼야 마음 편히 전기차를 끌고 다닐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외에도 자동 주차 기능인 오토파크, 목적지에 기반해 차량 경로를 최적화해 차선 변경을 제안·조정하고 차량을 고속도로 교차로와 출구로 자동 조향하는 내비게이트 온 오토파일럿 등이 탑재돼 있다.
오토파크 같은 경우 차와 차 사이에서 주차를 시도해야 인식이 제대로 된다는 점은 아직 한계다. 이는 다른 메이커 차량에도 최근 탑재가 되고 있는 기능이고, 역시 한계로 지적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내비게이트 온 오토파일럿은 완전자율주행기능인데, 개인적으론 차량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돼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