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윤지혜 기자] SK텔레콤과 카카오가 K-OTT 콘텐츠 생태계 강화를 위해 전방위 협력을 검토중이어서 주목된다. 오리지널 콘텐츠 공동투자 등 콘텐츠 제휴는 물론 플랫폼 간 크로스오버까지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이 지상파와 손잡고 만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와 카카오가 하반기부터 시범 운영하는 신규 콘텐츠 플랫폼 '톡tv'와의 협업 모델 구축 등도 방안 중 하나.
이는 최근 LG유플러스에 이어 KT까지 넷플릭스와 손잡는 등 해외 플랫폼 확대 및 국내 콘텐츠 시장 잠식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이른바 K-OTT 연합으로 주목된다. 정부가 중점 추진중인 K-OTT 진흥계획과도 맞아떨어지는 대목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최근 CJ ENM과 JTBC의 합작 OTT 플랫폼 '티빙'과 연합을 공식 제안한 바 있다.향후 방송과 통신, 인터넷, 콘텐츠까지 아우르는 OTT 거대 연합군이 나올지도 관심사. 해외 플랫폼 중심의 OTT 경쟁구도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3천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에 이은 후속 조치로 양사 '시너지 협의체'를 중심으로 콘텐츠는 물론 플랫폼 까지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시너지협의체는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과 여민수 카카오 대표가 직접 이끌고 있다. 월 1회 이상 정기적 만남과 실무자간 상시 소통을 통해 통신과 커머스, 디지털 콘텐츠, 미래 ICT 협력을 통한 기술 및 서비스 혁신방안을 논의해 왔다.
올들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이 변수가 됐으나 현재 논의가 마무리 단계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양사는 디지털 콘텐츠 분야에서는 SK텔레콤의 미디어 플랫폼과 카카오가 보유한 지식재산권(IP) 및 콘텐츠 제작 역량을 결합하는 쪽으로 논의를 모은 상태다.
특히 SK텔레콤과 지상파3사 연합 OTT인 웨이브와 카카오의 '톡tv'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톡tv는 카카오M을 통해 약 1년 넘게 콘텐츠 제작 기반 마련 등 카카오가 준비해온 OTT로 하반기 시범 운영에 나선다. 양사는 이에 앞서 오리지널 콘텐츠 공동투자 등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양측은 구체적인 협력 방안 등에는 말을 아끼는 상황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후 시너지협의체를 통해 꾸준히 협력 방안을 모색해 왔다"며, "구체적인 사항은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카카오 관계자 역시 "카카오M의 오리지널 콘텐츠 관련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을 논의 중"이라면서도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 웨이브, 유통 판로 개척-카카오, 콘텐츠 기반 마련
세부적인 방안 등은 아직 논의 단계이나 SK텔레콤과 카카오 간 콘텐츠는 물론 OTT 등 플랫폼 협력 등이 검토되는 만큼 향후 이들 연합이 국내 OTT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해외 OTT 사업자 공세가 날로 거세지는 상황에서 국내 콘텐츠 생태계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도 기대를 모은다.
실제로 해외 OTT 사업자인 넷플릭스는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나선 상황. 지난 2018년 LG유플러스와 독점 계약을 맺은데 이어 최근에는 유료방송 1위 사업자인 KT와도 손잡았다.
KT는 1천200만명의 IPTV 및 위성방송 가입자를 보유한 사업자로 국내 대부분의 유선 인프라를 영향력 아래 두고 있다. 사실상 국내 유료방송 시장의 절반뿐만 아니라 서비스 기반인 유선 인프라 모두 넷플릭스에 문을 열어주는 셈이다.
넷플릭스는 국내 유료 동영상 시장에서도 1위에 올랐다. 나스미디어의 '2020 인터넷 이용자 조사(NPR)'에 따르면 이용률면에서 넷플릭스는 58.8% 기록할만큼 영향력을 키웠다. 유료 가입자 역시 최근 3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를 통한 콘텐츠 투자 확대, K콘텐츠 해외 수출 등 긍정적 효과에도 의존도 심화 등 국내 잠식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국내 콘텐츠 생태계 경쟁력을 충분한 수준까지 끌어올려 견제가 가능해야 한다는 얘기다.
웨이브와 카카오의 연합이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웨이브 유료 가입자는 6월 기준 200만명을 돌파한 상태. 통신과 결합, 제로레이팅 등 무료 제공 확대 등 SK텔레콤 기반 1천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대상으로 저변 확대에 주력해온 결과다.
올해 오리지널 콘텐츠 8편 등 연내 총 600억원, 2023년까지 총 3천억원 규모로 투자도 진행한다. 채널A 등 국내 종편과의 협력은 물론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NBC유니버셜과도 손잡았다. NBCU가 서비스하는 OTT '피콕'과도 콘텐츠 제휴를 약속하는 등 플랫폼 확장에 속도를 내왔다.
카카오는 꾸준히 콘텐츠 제작 기반을 다져오는 등 콘텐츠 분야 경쟁력을 다지고 있다. 카카오M 대표로 김성수 전 CJ ENM 대표를 영입하는 등 전방위적인 규모 확장을 꾀해왔다. 연예기획사 7개, 영화 제작사 2개, 드라마사 4개, 공연제작사와 커머스 회사 등 공격적인 인수합병에도 나섰다. 메가몬스터, 로고스필림, 글앤그림미디어, 영화사 월광, 사나이픽처스, 쇼노트 등이 대표적이다.
IP 사업 고도화 및 콘텐츠와의 연계, 글로벌 진출 등 음악 및 영상 콘넨츠 제작 대표 스튜디오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2023년까지 오리지널 디지털 콘텐츠 제작에 3천억원을 투자, 총 240개 이상의 타이틀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카카오 콘텐츠부문에서 카카오M이 차지하는 매출과 성장세가 두드러지지 않다는게 숙제. 2분기 카카오의 콘텐츠부문 매출은 4천602억원으로 게임과 유료콘텐츠, 뮤직 등 견인하고 있다.카카오M이 속한 IP 비즈니스 매출은 약 827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카카오로서는 IP사업 가치 확대로 전년동기대비 46% 매출 성장을 이룬 카카오페이지와 다음웹툰, 픽코마 등의 유료콘텐츠와 카카오M의 사업 융합이 화두다. 이의 첫 시도가 '톡tv'인 셈이다.
SK텔레콤과 카카오가 협력모델로 웨이브와 톡tv를 연계한 콘텐츠와 플랫폼 시너지 효과를 꾀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용희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IP를 기반으로 양사가 벨류체인을 만드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며, "다만, 결국 넷플릭스 수준의 투자가 집중돼야 하고 정부도 망사용료나 저작권료 등의 요소 시장에서의 지원책이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은 최근 공식 석상에서 "웨이브는 (티빙과의 합병을) 원한다"고 언급, 향후 제휴 가능성 등도 열려 있다. 카카오M 대표가 CJ ENM 대표 출신이라는 점도 향후 양측 협력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윤지혜 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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