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미국 제재로 인해 화웨이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화웨이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샤오미는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게 됐다.
7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화웨이는 미국 제재로 인해 내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4.3%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화웨이가 내년이면 비축한 칩셋을 다 사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점유율이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미국의 제재로 퀄컴, 인텔, 브로드컴, 구글 등 미국 회사들과의 거래가 막혔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 등 주력 제품에 들어가야 할 반도체 부품을 구하기 힘들어진 상태다.
미국의 압박 수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최근 미국은 화웨이가 미국 기술로 개발, 생산한 반도체를 사는 것을 제한하는 내용의 고강도 제재를 예고했다.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부터 생산 장비에 이르기까지 미국 회사들의 기술이 포함되지 않은 반도체를 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부 중국 회사들이 미국 정부에 허가를 받는 등 다른 방법을 모색할 수 있지만, 미국 정부가 불허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중국 회사의 기술력은 아직 낮은 수준이다.
실제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부품 조달 여부를 떠나 화웨이 시장 경쟁력과 시장 점유율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며 "가장 나쁜 시나리오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화웨이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2위 자리를 지켜왔다. 특히 올해 2분기에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미국의 제재 등으로 경영 환경이 좋지 않았지만, 자국 내 '애국소비'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2위 자리마저 애플에게 넘겨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A는 올해 스마트폰 점유율을 삼성전자(21%), 애플(15.3%), 화웨이(15.1%)로 전망했다.
특히 내년에는 샤오미가 화웨이의 빈자리를 채우며 3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SA는 내년 샤오미의 출하량을 1억6천700만 대로, 화웨이(5천900만 대)를 앞지르고 3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샤오미는 중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현지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샤오미는 2분기 유럽 시장에서 급성장하며 화웨이를 제치고 3위를 꿰차기도 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부진했던 만큼 내년 경기 회복 등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점도 판매 확대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의 점유율 하락으로 샤오미를 포함한 스마트폰 제조업체 전반에 반사이익이 기대되고 있다"며 "내년 스마트폰 시장에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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