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K-뷰티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명암이 계속해서 엇갈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지속적 하락을 피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LG생활건강은 '62분기 연속 성장'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 3분기 매출 1조2천86억 원, 영업이익 61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49% 줄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불황 속에서도 버텨내던 '설화수', '헤라' 등 럭셔리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서 매출 감소를 겪었고,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등 계열사들도 일제히 적자를 냈다. 흑자를 기록한 아모레퍼시픽, 아모스프로페셔널, 에스트라 등 계열사의 영업이익도 모두 줄어들었다.
해외 시장에서의 실적 반전도 일어나지 않았다.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사업 매출은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13% 감소한 4천232억 원을 기록했다. 아시아 사업의 매출이 13% 줄어든 3천934억 원이었으며, 북미와 유럽이 각각 16%, 15% 줄어든 239억 원과 50억 원의 매출을 냈다.
다만 '디지털 전환' 작업은 지속돼 반전의 여지를 마련했다. 실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최근 네이버, 11번가, 무신사, 알리바바 등 디지털 플랫폼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성장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또 MZ세대 트렌드를 반영한 라네즈 '네오쿠션'이 출시 2달만에 12만 개 판매를 기록했으며, 중국 시장에서의 럭셔리 브랜드 온라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0% 성장하는 등의 호실적도 일부 기록했다.
이 외에도 비레디, 브로앤팁스, 큐브미, 레어카인드 등 신규 브랜드가 시장에 안착했으며 아이오페도 에센스 카테고리가 지속적 성장을 기록하며 '선전'하는 등의 성적도 기록했다.
향후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새로운 혁신 상품 출시와 온·오프라인 사이의 시너지 마케팅을 통해 실적 개선의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LG생활건강은 또 다시 성장을 이어가며 '차석용 매직'을 이어갔다. LG생활건강은 지난 3분기 매출 2조706억 원, 영업이익 3천276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4%, 5.1% 성장한 것이다.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6.7% 증가한 2천317억 원에 달했다.
LG생활건강은 코로나19 사태로 업계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포트폴리오의 힘'을 과시하며 분기 최대 매출 기록을 다시 썼다. 뷰티 사업부문의 영업이익 감소 폭이 상반기 15.3%에서 3분기 6.7%로 축소됐고, 생활용품(HDB) 부문과 리프레시먼트(음료) 부문이 성장세를 이어가며 힘을 보탰다.
LG생활건강의 뷰티 사업부문은 3분기 매출 1조1천438억 원, 영업이익 1천977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영업이익은 6.7% 감소했다.
다만 '후', 'CNP' 등 럭셔리 브랜드의 호실적은 이어졌다. 특히 후는 지난 8월 중국 알리바바 티몰의 '슈퍼 브랜드데이' 행사에서 기초화장품 판매 1위를 기록했고, 지난 21일 열린 광군제 예약 행사에서도 11분만에 87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생활용품 부문은 '닥터그루트' 등 탈모 관련 상품이 높은 인기를 얻으며 3분기 매출 5천88억 원, 영업이익 668억 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6.8%, 47.9% 성장했다.
음료 부문은 '코카콜라', '씨그램' 등 주요 브랜드 제품 라인업 강화와 온라인 채널 활성화에 힘입어 같은 기간 매출 4천180억 원, 영업이익 632억 원을 기록하며 각각 3.8%, 15.1% 성장을 기록했다.
업계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실적 격차가 한동안 지속적으로 벌어질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LG생활건강이 회복세에 접어든 중국 시장에서 더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성공해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더라도 매출 성장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 이유는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과 포트폴리오의 영향이 절대적"이라며 "단기간에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것이 어려운 만큼, 코로나19 사태가 극적으로 회복되지 않는 한 양사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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