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정 회장은 신년사에서 "실손의료보험의 구조적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우선 4세대 실손의료보험을 시장에 연착륙시켜 무분별한 의료 쇼핑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보험금 누수, 손실 확대 그리고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낭비되는 보험금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백내장·영양주사 등 과잉진료가 빈번한 일부 비급여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의 관리대책이 조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실손보험과 더불어 만성 적자 상태에 시달리고 있는 자동차보험의 정상화도 강조했다.
정 회장은 "가벼운 접촉사고에도 필요 이상으로 장기간 입원 치료를 하거나, 무조건 새로운 부품으로 교체하는 것은 문제"라며 "적정 치료 기간을 설정하고 진단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한편, 무분별한 부품 교체보다는 복원수리를 할 수 있는 부품의 범위를 늘려 불필요하게 새는 보험금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매년 20~30%씩 늘어나고 있는일부 한방병원의 과잉진료 문제 해결을 위해 첩약 및 약침 등에 대한 처방 기준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차 대 차 사고에서 과실이 큰 운전자가 더 많이 보상받는 사례가 없도록 제도를 개선해 자동차보험 보상처리의 형평성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법인보험대리점(GA)의 불완전판매와 민원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보험사에 버금가는 규모로 커진 대형 GA는보험 산업의 중요한 한 축으로 성장한 만큼, 이제는 그 규모와 역할에 걸맞게 소비자에 대한 책임 또한 다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배상 책임 부여 등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SNS 등을 통한 허위·과장광고도 사전에 걸러내 적극 차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새로운 보험 수요에 적극 대응해 성장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코로나19로 부각된 기업의 영업중단, 여행·공연 취소 등 새로운 위험에 대한 보장을 민간 보험이 어떠한 방식으로 제공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며 "날로 커지고 있는 반려동물 산업과 시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펫 보험 활성화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정부가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어 인터넷 포털의 빅 데이터와 공공 의료 데이터 등을 활용한 새로운 맞춤형 보험상품과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며 "새로운 기술과 보험의 축적된 노하우를 융합한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활성화와 보험사의 건강관리 서비스 확대가 그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최근 빅 테크 기업이 금융업에 진출하면서 ICT 기업과 금융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 블러(Big Blur)' 현상에 대한 대응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빅 테크·핀테크 기업이 강력한 새로운 경쟁자로 보험시장에 등장할 것"이라며 "‘기울어진 운동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공정 경쟁의 틀을 마련하고 윈윈 할 수 있는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허재영 기자 hurop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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