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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코리아, 잊을만 하면 터지는 매각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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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액 16조 규모 경쟁력 탐내 vs 일각선 매각 회의론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거래액 기준 국내 이커머스업계 1위 업체인 이베이코리아가 또 다시 매각설에 휩싸였다. 사측은 "근거 없는 소문"이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3년 연속으로 매각설이 터짐에 따라 배경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2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베이 본사는 이베이코리아의 매각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이베이는 현재 국내에서 G마켓, 옥션, 지구(G9)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베이 관계자는 "한국 사업에 대한 광범위한 전략적 대안을 평가·검토·타진하는 절차를 개시했다"며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 사업 미래 성장 기회를 창출하기 위한 선택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베이코리아는 모건스탠리를 매각 주관사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인수 후보군은 유통 대기업 및 일부 사모펀드(PEF) 운용사다. 특히 미국의 PEF 운용사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는 최근 이베이 코리아 인수에 관심을 보인 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KR은 현재 티몬의 최대주주다.

◆코로나19 사태로 이커머스 '대세' 떠올라…매각 성사시 이커머스 업계 파장 클 듯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2018년부터 매각설에 휩싸였다. 당시 미국 이베이 본사는 국내 유통 공룡들을 상대로 수요조사를 했다가 가격 괴리에 매각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또 지난해 3월에는 5조 원이라는 희망 매각가도 제시하며 다시 한 번 매각에 나섰지만 마찬가지로 매각 성사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베이코리아가 3년 연속 매각설에 휩싸이며 성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가 3년 연속 매각설에 휩싸이며 성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올해는 과거와 상황이 다소 다르다는 설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이커머스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이 커졌고, 유수한 유통 대기업들의 시장 진출이 이어지면서 시장 자체적 성장세도 높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베이코리아가 이 같은 상황 속 '매물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바라보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현재 약 16조 원의 거래액을 기록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업계 1위 업체다. 매출도 2019년 1조615억 원을 기록하며 1조 원의 벽을 깬 데 이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높은 성장세에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공략 의지를 보이고 있는 기업도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결국 이들이 시장 진입의 교두보로 삼기에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결정일 것이라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는 현 시점에서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 중 유일하게 매각 가능성이 있는 업체"라며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거나, 시장 내 영향력 확대를 필요로 할 경우 충분히 매력이 있는 매물"이라고 밝혔다.

◆'오픈마켓 중심'이라는 한계 명확…"5조 원 몸값도 너무 비싸"

다만 과거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매각 성사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이어지고 있다. 이커머스업계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이베이코리아의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으며, 오픈마켓에 치중하고 있는 사업 구조에서의 한계가 분명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이베이코리아의 성장세는 정체기에 빠져 있다. 매출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쿠팡, SSG닷컴 등 경쟁사들이 직매입 및 새벽배송 서비스를 기반으로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는 가운데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영업이익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에 겉으로 보이는 가치에 비해 '실속'은 비교적 떨어진다는 의견도 일각으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신선식품과 배송전 양상으로 흘러감에 따라 이베이코리아의 경쟁력이 보기보다 높지 않다는 분석도 일각으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사진=SSG닷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신선식품과 배송전 양상으로 흘러감에 따라 이베이코리아의 경쟁력이 보기보다 높지 않다는 분석도 일각으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사진=SSG닷컴]

오픈마켓 사업만을 운영하는 구조적 문제도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한 직매입 및 새벽배송을 주요 경쟁 포인트로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물류 역량이 다소 부족한 이베이코리아가 불리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더라도 관련 투자가 추가적으로 이어져야 지속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매물로서의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평이다.

업계 주요 기업들이 이커머스 전열을 갖춘 것도 악재로 꼽힌다. 신세계그룹은 SSG닷컴을 통해 이커머스 시장을 공략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고, 롯데쇼핑 역시 지난해 통합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을 출범시켜 시장에 안착시켰다. 이들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으며, 결국 경쟁을 통한 매각가 조정 등을 바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는 업계 1위의 규모와 안정적 영업이익이 보장되는 회사이지만, 이커머스 시장 경쟁 격화 속 투자 없이 이 같은 수익성을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며 "매각가도 매우 높은 수준인 만큼, 향후 투자 비용 등을 고려해 이를 조정하지 않는다면 이베이 본사가 원하는 방향으로의 매각이 진행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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