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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진·김정주·방준혁' 脫게임 선언…新성장동력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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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블록체인·공유경제…새로운 먹거리 찾아 나선 게임 빅3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국내 게임산업을 이끄는 '빅3' 창업주들의 외연 확장이 이어지고 있다. 게임을 통해 확보한 노하우와 자본을 바탕으로 게임이 아닌 이종 산업군에 도전장을 내미는 모습이다. 본업인 게임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없지 않으나 갈수록 콘텐츠 및 타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지난 28일 케이팝(K-POP)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유니버스'를 28일 글로벌 134개국에 동시 출시했다. 유니버스는 다양한 온·오프라인 팬덤(Fandom) 활동을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는 올인원(All-in-one) 플랫폼으로 출시 전 400만명의 글로벌 이용자를 사전 유치한 바 있다.

유니버스는 뮤직비디오, 예능, 화보, 라디오 등 독점 콘텐츠를 제공하고 아티스트와 팬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다. 또 아티스트 관련 영상, 팬아트 등을 제작하고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 크리에이터 기능도 제공한다.

유니버스는 그동안 게임 외길을 걸어온 김택진 대표가 이끄는 엔씨소프트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진출하는 신호탄이라는 데서 이목이 쏠린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가 한국을 넘어 세계적 명성과 인기를 누리며 K-POP에 대한 관심과 시장 급격히 커진 가운데, 방대해진 팬덤(이용자)을 끌어들여 신규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지난해 7월 엔터 자회사 클렙을 설립한 엔씨는 CJENM과 콘텐츠 및 디지털 플랫폼 분야 사업 협력을 위해 MOU를 체결하고 연내 합작법인 설립을 예고하는 등 본격적인 엔터 분야 진입을 예고한 상태. '리니지' 시리즈로 한국 게임 시장을 주도해온 김택진 대표가 엔터 분야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낼지가 관전 포인트다.

넥슨을 창업한 김정주 엔엑스씨 대표는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분야에 '꽂혔다'는 말이 나올 만큼 관련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17년 9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빗' 인수를 시작으로 유럽 거래소 '비트스템프', 미국 암호화폐 브로커리지 업체 '타고미' 등을 연이어 투자한 김정주 대표는 최근에는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일련의 투자 행보가 게임과는 무관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블록체인 게임을 염두에 둔 분석도 없지 않으나 국내에서는 사행화 우려로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심의 자체가 나지 않는데다 해외 시장 역시 기성 게임과 비교하면 그 규모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거래소의 시장성 자체를 주목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김정주 엔엑스씨 대표는 2000년대초부터 전문경영인에게 넥슨을 맡기며 빅3 창업자중 가장 먼저 '비 게임' 노선을 시작한 바 있다. 최근에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의 민간 항공우주기업인 스페이스X에 1천600만달러(약 175억원)를 투자한 소식이 전해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넷마블을 창업한 방준혁 의장도 2019년말 코웨이를 인수하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앞서 넷마블은 웅진그룹과 웅진씽크빅이 보유한 웅진코웨이 지분 25.08%를 1조7천400억원에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한 바 있다.

당시 넷마블은 게임과 무관한 코웨이 인수 소식을 전하며 게임 서비스를 통해 확보한 IT 기술력을 접목한 구독경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다행히 넷마블 인수 후 코웨이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 대비 6.7% 증가한 2조3천748억원에 이르는 등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올해 1월에는 IT 서비스 혁신을 위한 전담조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센터'를 신설하는 등 노하우 수혈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넷마블은 내달 입주를 앞둔 구로구 신사옥 'G타워'에 코웨이도 함께 이전해 시너지를 한층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기울어가던 넷마블을 단숨에 빅3로 재건한 '방준혁 매직'이 코웨이에서도 재현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한국 게임산업을 일궈온 빅3 창업주가 이처럼 다른 분야로 눈을 돌이는 배경에는 다양한 분석이 잇따른다. 90년대말 온라인 게임을 시작으로 게임산업이 태동한지도 어느덧 20년이 훌쩍 지나며 이들 빅3가 조단위 매출을 벌어들이는 대형 기업으로 성장한 가운데,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적인 신성장 동력을 찾아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산업간 경계가 갈수록 허물어지고 있는 만큼 경계를 잘 넘나드는 회사가 지속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게임은 대표적인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업종으로 안정적인 타 분야 매출원을 확보해두면 보다 안정적인 개발 환경을 담보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는 게임사들이 외도한다며 지적하는 지적도 없지 않으나 본업인 게임을 바탕으로 한 빅3의 성장세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영수 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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