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배달의민족이 일본에서 배달원 최저시급제를 도입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 일본법인이 운영하는 배달앱 '푸드네코'는 최근 시급제 배달원인 '팀네코라이더' 운영을 시작했다. 배달 건당 보수를 받는 일반 배달원과 달리, 팀네코라이더는 파트타임 아르바이트처럼 정해진 시간에만 배달을 하고 최저시급을 보장받는다.
팀네코라이더는 근무시간으로 ▲오전 11시~오후 2시 ▲오후 2시~5시 ▲오후 5시~8시 또는 6시~9시 중 하나를 선착순 예약할 수 있다. 시급 1천 엔(약 1만원)에 배달비를 추가 지급해 시간 당 4천~5천 엔(약 4만2천~5만2천원)을 벌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도쿄 노동국에 따르면 지난해 최저시급은 1천13엔이다.
푸드네코는 우아한형제들이 지난해 12월 선보인 일본 배달앱이다. 현재 도쿄 8개 구에서 이용 가능하며, 내년 말까지 도쿄 시내 23구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푸드네코는 출범 당시 한국의 '배민라이더스' 같은 '네코라이더'만 운영했으나, 배달 건당 비용을 지불하는 '배달대행'이 생소한 현지 사정에 맞춰 이같은 제도를 도입했다.
더불어 우아한형제들과 합병을 앞둔 딜리버리히어로의 일본 배달앱 '푸드판다' 역시 이같은 제도를 운용 중이다. 최저시급 1천 엔을 보장하는 '시프트' 제도로, 배달원 등은 일정 시간을 정해 근무할 수 있다. 일부 현지 배달앱이 선착순 시급제를 운용하고 있으나, 완전 시급제를 도입한 건 푸드판다가 처음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일본은 배달 아르바이트 개념이 생소한 데다, 기존 배달원 역시 음식점에 소속돼 시급을 받는 경우가 많다보니 현지 근로 사정에 맞게 시급제를 도입했다"며 "푸드네코가 일본 배달앱 업계 후발주자여서 배달원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배달원이 안정적인 수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저시급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배달원들이 더 많은 배달을 하기 위해 속도 경쟁을 하지 않으려면 일정 수준의 수입이 보장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피크타임이나 공휴일 등에 배달비가 급격히 오르는 등 변동 폭이 커 수입을 예상키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은 "전업 배달원들이 안정적으로 수입을 얻을 방안이 필요하다"라며 "충분한 시급을 제공한다면 시급제도 대안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배달앱 업계는 배달원을 100% 위탁 고용하는데 직접 고용을 늘리고, 배달 실거리를 반영해 할증요금을 책정하는 것도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아한형제들은 국내에 배달원 시급제를 도입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시급제는 주문 수요가 급증하는 피크타임이나 일반 배달원이 기피하는 장거리, 오지 배달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도입한 제도"라며 "전체 배달원 중 시급제 배달원 비중은 미미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도 장기적으론 배달 건당 보수를 받는 일반 배달원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지혜 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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