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2000년대초 수많은 게이머들의 밤잠을 설치게 했던 명작 PC 게임 '디아블로2'가 20여년만에 리마스터 버전으로 돌아왔다. 지난 2월 블리즈컨라인에서 첫 베일을 벗은 '디아블로2: 레저렉션(이하 레저렉션)'이 그 주인공이다.
레저렉션은 앞서 블리자드가 선보인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에 이은 세 번째 리마스터작이자 리마스터 프로젝트의 종지부를 찍는 게임이기도 하다. 회사 측은 레저렉션을 끝으로 더이상의 구작 리마스터는 없다고 못박았다.
앞서 출시된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가 워낙 그래픽이나 번역 등에서 기대 이하의 품질이었기에 레저렉션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9일 알파 테스트를 통해 처음 접해본 레저렉션은 이러한 걱정이 '기우'에 그쳤다는 느낌을 받았다. 익숙한 배경음악이 흘러나오니 귀가 먼저 반응했다.
그래픽은 2021년 현재 기준으로 봐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 1막의 탁트인 배경의 해상도와 품질이 상당한 수준이었다. 등장하는 몬스터 역시 친숙했지만 한층 발전된 그래픽으로 바뀌어 있었다. 특히 마법을 사용할 때 나오는 광원 효과가 진보돼 있었다. 단축키(G)를 누르면 2000년대 버전으로 전환이 되는데 얼마나 큰 차이가 나는지 즉각 체감이 된다.
게임성 자체는 디아블로2 원작과 동일했다. 여타 MMORPG처럼 퀘스트를 반복 수령할 필요없이 드넓은 필드를 탐험하며 눈에 보이는 모든 몬스터를 처치하면 된다. 2000년대 게임답게 조작 방식은 간단하다. 그저 적을 찾아 열심히 마우스를 클릭하면 된다.
모든 게 원작과 같지는 않았다. 로비 화면의 경우 원작에서는 작은 캐릭터 형상이 전부였지만 레저렉션에서는 큼지막하게 연출된 내 캐릭터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인터페이스 내 기술 버튼 위치도 달랐다. 마법 그래픽 연출도 미묘한 차이가 있었는데, 가령 콜드 계열에 피격당할 경우 새파랗게 변했던 원작과 달리 하늘빛으로 연해졌다.
보관함도 한층 넓어졌을 뿐 아니라 계정 단위 보관함이 생겨 편리할 듯했다. 내 계정 속 다른 캐릭터에게 아이템을 넘겨주기 위해 재접속 했다 방이 폭파된 경험이 있는 게이머라면 쌍수를 들고 환영할 기능이 아닐까 싶다.
다만 나이가 들어서일까. 아니면 모바일 게임에 익숙해진 탓일까. 금새 피로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10대 시절이었던 2000년때는 밤을 새워가며 플레이했던 기억이 새록새록한데 지금은 꿈도 못꿀 일일듯 싶다. 그래도 간만에 옛 추억이 떠올라 즐거운 시간이었다.
올해 출시를 앞둔 디아블로2 레저렉션이 '부활'이라는 부제의 의미처럼 20년만에 게임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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