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오는 7월 GS홈쇼핑과의 합병을 앞둔 GS리테일이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GS25의 한 홍보 포스터로 촉발된 '남성혐오(남혐)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으며 '젠더 갈등', '불매운동'으로 확산하고 있어서다. 더욱이 일각에서는 이번 악재가 GS리테일의 합병 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 포스터 한장이 일으킨 GS리테일 '불매운동'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GS25의 캠핑 포스터로 촉발된 남혐 논란이 장기화하는 모양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GS25는 지난 1일 자사 SNS를 통해 홍보용 포스터를 올렸다. 하지만 포스터 속 손 모양이 문제가 됐다. 여성주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메갈리아'에서 남성의 성기를 비하하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그림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손 모양과 함께 삽입된 소시지 이미지도 남혐 논란을 부추겼다. 해당 포스터에 쓰여진 영어 문구인 '감성 캠핑 필수 아이템(Emotional Camping Must-have Item)'도 각 단어의 마지막 글자를 뒤에서부터 읽으면 'Megal'이라는 단어가 돼 논란의 불씨가 됐다.
남혐 논란은 곧 젠더 갈등으로까지 이어졌다. 신남성연대는 지난 6일 GS리테일 본사를 찾아 항의했다. 주로 남성들이 많이 이용하는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불매운동이 촉발됐다. 이들은 GS리테일 모든 계열사의 회원을 탈퇴하고 이를 인증하는 글을 수시로 게시 중이다.
GS25 가맹점주들도 매출 피해가 우려된다며 가맹본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GS가맹점주협의회는 불매운동에 따른 대안을 GS리테일에 촉구했다. 일부 점주들은 가맹본부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다.
◆ 곤혹스러운 조윤성…합병 불통뛸까 '노심초사'
오는 7월 GS홈쇼핑과의 합병을 앞둔 GS리테일은 현 상황이 당혹스럽기만 하다. 이번 논란이 합병에 미칠 영향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일각에서는 논란 이후 GS리테일의 주가 하락이 가장 큰 불안 요소라고 지적하고 있다. GS리테일 주가가 합병을 반대하는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식매수청구권은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사항에 반대하는 주주가 회사에 자기가 보유한 주식을 정당한 가격으로 매수해 줄 것을 청구하는 권리를 말한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는 1주당 각각 3만4천125원, 13만8천555원이다. 10일 종가를 기준으로 GS리테일의 주가는 3만7천300원, GS홈쇼핑은 14만9천200원이다. 현재까지는 양 사의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보다는 높다. 하지만 향후 불매운동이 장기화하는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떨어져 합병을 반대하는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그 규모가 3천500억원을 넘을 경우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일부 GS홈쇼핑의 주주들은 실제 GS리테일이 재무구조와 현금창출력이 좋은 GS홈쇼핑을 부채비율을 낮추고 영업이익율을 높이는데 사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제기하는 등 합병을 반대하고 있기도 하다.
◆ 사태 수습 안간힘…가맹점주·주주 설득작업
이 때문에 조윤성 GS리테일 사장은 사태 수습에 안간힘을 내고 있다. GS리테일 임직원들은 GS25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들에게 이번 사태 진화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GS25가맹점주협의회도 일단 본사의 대응을 살피겠다는 입장이다. 가맹점주들도 집단소송을 보류하기로 했다.
조 사장은 주주들을 설득하는 데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GS리테일과 홈쇼핑은 최근 두차례의 합병 시너지전략 설명회를 열고 주주들에게 합병법인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이날은 해외 주요 투자자를 대상으로 합병 시너지와 관련한 설명회를 진행했다.
GS리테일 측은 "합병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며, 소비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GS홈쇼핑 측은 따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향후 추가적인 대응이나 입장 발표 등은 없을 것으로 보이나 GS리테일은 현재의 상황이 큰 위기라 판단하고 관련 내용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 등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지훈 기자(ga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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