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서민지 기자] 애플 공식 광고 영상에 '욱일기'를 연상하는 문양이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애플은 국내에 송출되는 광고에서 해당 장면을 '블러(흐림)' 처리하는가 하면 유튜브에서 해당 영상을 내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3월 아이폰12 광고 영상 '아이폰12-요리(iPhone 12-Cook)'를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재했다.
해당 광고에는 한 남성이 아이폰을 옆에 두고 칼질을 하고, 후추 그라인더를 아이폰 위에 떨어뜨리는 등 거칠게 요리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러한 상황에도 아이폰이 문제 없이 튼튼하다며 내구성을 강조한 것이다.
논란이 된 지점은 남성이 사용하는 냄비다. 냄비에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와 비슷한 문양이 그려졌기 때문이다. 이 광고는 유튜브 콘텐츠의 전후 광고영상(인스트림)으로 삽입되고 있다. 욱일기는 일본군이 적을 공격해 제압한 후 내건 점령의 표시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다.
이에 일부 국내 네티즌들은 명백히 욱일기 디자인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며 '애플 불매 운동'까지 거론하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또 애플이 디자인에 욱일기를 사용했다는 의심을 받은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란 점도 강조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앞서 국내 한 애플 뮤직 사용자는 지난 6월 블로그에 '곡 추천' 목록에서 욱일기를 연상케 하는 편집 디자인을 발견했다며 사진을 게재한 바 있다.
하지만 애플과 애플코리아 측은 이번 문제와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논란이 커지자 애플은 국내에 송출되는 광고에서 냄비를 '블러'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식 유튜브에서 해당 영상을 '일부 공개'로 처리하면서 동영상 목록에서 찾아볼 수 없게 했다.
이번 일을 두고 일각에선 욱일기 논란이 있었던 다른 기업들과 달리 애플은 큰 피해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에 대한 고객들의 충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앞서 쿠팡, 네이버, G마켓 등 일부 온라인 쇼핑몰들은 지난달 초까지 욱일기 제품을 버젓히 팔다 논란이 일자 많은 비판을 받았고, 유니클로는 광고에서 위안부 논란에 휘말리며 불매운동의 타겟이 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고객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탓에 이번 논란으로 불매운동 움직임이 있다고 해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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