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애플 아이폰에 아동 성범죄 관련 사진을 식별하고 신고하는 기능의 소프트웨어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아동 성적 학대 관련 사진 유통을 감시하겠다는 취지지만 '검열' 기능을 앞세워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하반기 중에 미국 아이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이런 기능을 탑재한 소프트웨어 보급에 나설 예정이다.
'뉴럴 매치'라는 이름의 이 소프트웨어(SW)는 향후 예정된 아이폰 운영 소프트웨어 iOS 15 업데이트와 함께 자동으로 설치된다. 인공지능(AI) 기능을 통해 아이폰에 저장된 이미지 중 아동 성적 학대로 의심되는 이미지를 포착한 후 검토팀에서 위법성을 적발하면 법 집행 기관에 연락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는 이미지에만 적용되고 동영상은 적용되지 않는다.
애플은 아이 클라우드에 올린 사진만 뉴럴매치를 적용시킬 예정이다. 또 문자 메시지 앱에는 아동 성범죄 관련 사진을 보내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해당 사진을 흐릿하게 처리하는 기능과 경고 메시지 기능도 탑재한다. 여기에 아이들이 관련 사진을 주고 받는 경우 부모에게 알리는 기능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이번주 초 화상회의를 통해 이 프로그램을 일부 미국 학자들에게 상세히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화하고 확장하는 새로운 아동 보호 시스템의 일부"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애플의 이 같은 조치를 두고 그동안 미국 사법당국의 수사 협력에 대한 압박의 결과물로 해석했다. 미국 사법당국은 그동안 범죄자들이 보안성이 높은 아이폰을 이용해 범죄 자료를 숨기고 있다고 지적하며 애플 측에 수사에 협력하라고 압박해왔다. 그러나 애플은 아이폰 이용자의 프라이버시가 우선이라고 주장하며 맞섰다.
이에 WSJ는 "이번 일은 범죄행위에 대한 수년간에 걸친 미 사법당국과 애플의 충돌에서 접점을 찾기 위한 시도"라고 분석했다.
이번 일로 일각에선 사생활 침해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애플이 지금까지 지켜왔던 이용자 프라이버시 보호 방침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애플은 그동안 사생활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며 이를 경쟁사들과의 차별화 요소로 삼았다.
이에 대해 애플은 "이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이후에도 개인 사생활은 철저히 보장될 것"이라며 "아이폰에 저장된 데이터 역시 철저히 보안에 부쳐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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