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3분기 동안 역대 최대 매출인 73조원을 기록한 가운데 SK하이닉스도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올해 초부터 이어진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호황 덕분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는 26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1조7천849억원, 영업이익 4조49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4.98%, 영업이익은 211.54% 증가한 수치다.
컨센서스 전망대로 SK하이닉스가 올 3분기에 이 같은 매출을 올린다면 이는 분기 사상 최대치다. 앞서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슈퍼사이클(호황기)이었던 지난 2018년 3분기에 매출 11조4천168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영업이익도 사상 최대치인 지난 2018년 4분기 4조4천301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에 약 2조7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지난 2018년 4분기 이후 최고 성적표를 써냈다.
이처럼 SK하이닉스 3분기 실적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 것은 PC와 서버용 D램 등 메모리반도체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 덕분이다. 또 환·달러 환율 상승 역시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메모리반도체는 3분기까지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 이 기간 동안 D램 PC향 범용제품(DDR4 8Gb 1Gx8 2133㎒) 고정거래가격(4.10달러)은 2년 만에 4달러대에 진입했고,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 고정가(4.81달러)도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력인 D램 등 메모리반도체 고정거래가격이 3분기에 정점을 찍었다"며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은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효과로 전 분기 대비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코로나19(COVID-19)의 수혜를 받아온 PC 수요가 둔화세에 진입했으나 서버는 3분기에도 견조한 수요를 보이고 모바일은 시장 우려 대비 양호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SK하이닉스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에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4분기 실적에 대해선 암울한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올 4분기부터 D램(DRAM)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관측이 나와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4분기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평균 3%~8%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PC D램은 평균거래가격이 5~10%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낸드플래시도 전 분기 대비 평균 0%~5% 하락할 것으로 봤다.
이원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서버·PC 수요 모멘텀이 약화되면서 D램 가격은 4분기 하락 전환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는 수요 공백기로 가격 하락폭이 심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역시 최근 SK하이닉스에 대한 부정적인 보고서를 내놓으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 목표주가를 17만7천원에서 12만5천원으로 내렸다.
골드만삭스는 "단기적으로 PC 메모리 주문량 감소와 공급망 문제에 따른 모바일·서버 부문 악화로 가격 부진이 예상된다"며 "D램 현물 가격이 뚜렷한 반등 징후 없이 하락하고 고객사 재고도 증가하고 있어 내년 2·4분기까지 반도체 수요의 단기 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SK하이닉스 주가도 최근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일 기준 SK하이닉스는 전거래일대비 1천700원(1.78%) 하락한 9만4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또 이날 장중 9만3천500원까지 하락하며 나흘 연속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이달 들어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이베스트증권은 15만3천원에서 11만5천원, KTB투자증권은 15만5천원에서 14만원, 한화투자증권은 18만원에서 14만원으로 주가를 잇따라 하향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객사들의 높아진 재고 수준과 증가하는 공급량으로 D램, 낸드(NAND) 모두 고정가격 하락세가 시작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고정가격의 하락세는 심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 같은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단기적인 조정이 있을 순 있지만 내년에도 높은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2008년 이후 지난 4번의 사이클에서 메모리 업체의 주가는 업황 개선보다 4~6개월 선행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올해 연말쯤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2분기 이후에는 업황이 턴어라운드 할 듯 하다"며 "최근 반도체 업계의 사이클 폭이 짧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와 달리 업황 흐름이 빠르게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7개월째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업황 우려를 상당 부분 반영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과거 메모리 업체 주가는 업황을 약 6개월 선행했던 선례를 감안하면 오는 11~12월 이후 주가 반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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