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내년 미진했던 초고주파(mmWave) 활용 5G 확산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그간 발목을 잡았던 네크워크 장비 고도화가 이뤄지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대중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상 장비 업계에서도 초고주파에 대응하는 제품들이 구비돼있기는 하나 현지 실정에 맞는 최적화 작업이 필요한 상태였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들이 속속 상용화 길로 접어들면서 업계가 본격적인 시장 개방에 기대를 걸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서 서비스를 준비 중인 28GHz 주파수 5G 구축에 최적화된 네트워크 장비 상용화가 내년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그간 28GHz에 대응할 수 있는 네트워크 장비가 있기는 했으나 국내 실정에 맞는 최적화된 장비 개발에는 어려움이 따른 바 있다.
네트워크 장비 업계 관계자는 “국내 고객사들이 요구하는 장비의 제안(RFP)들은 꽤 높은 수준을 요구하고는 있으나 이같은 허들을 넘었을 때는 그에 따른 기술력을 입증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라며, “초고주파의 경우 극초기 시장임을 감안했을때 리스크를 안고 개발에 나서기는 쉽지 않아 생태계 마련에 어려움을 겪기는 했으나 가시적인 성과가 속속 나오면서 그에 따른 장비 채택율도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체적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밀집도가 높고 지형이 복잡해 보다 촘촘한 커버리지 구축을 위해서라도 네트워크 장비의 소형화 경량화가 필수적으로 요구된 바 있다. 게다가 효율성까지 갖춰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기술 수준의 장비들이 주로 선택돼 왔다.
국내 28GHz 주파수 5G 구축이 더딘 이유로는 이통3사가 투자를 꺼렸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으나, 사실상 초고주파 특성으로 인해 장비 개발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또 그에 따라 생태계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규모의 경제 실현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28GHz 주파수의 경우 전국망을 구성하고 있는 3.5GHz 주파수 대비 빠른 속도를 구현할 수 있으나, 직진성이 강하고 투과율이 약하다. 도달거리도 약 100~150m 수준으로 3.5GHz 주파수가 1Km까지 뻗어나가는 것과 달리 짧다. 동일 커버리지 구성의 경우 3.5GHz 대비 28GHz가 더 많은 무선 네트워크 장비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그만큼 소형화, 경량화에 대한 요구가 크다.
즉, 투자를 위해서는 그에 따른 시장 수요가 견고해야 하지만, 초고주파의 경우 미래 불확실성을 안고 있기 때문에 섣불리 도전에 나서기는 어려웠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이는 장비를 구성하는 요소 시장의 기술발전까지 도모해야 한다는 의미로 유기적인 기술 연결없이는 어느 한쪽도 우선시될 수 없다는 진단이다.
가령 5G 최초 시범 운영에 나섰던 2018년 평창올림픽의 경우 당시 28GHz 주파수에 대응하는 5G 기지국의 크기는 상대적으로 크고 무거웠다. 그도 그럴 것이 각각을 구성하는 부품들을 모두 따로 도입되면서 부피와 면적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 따로 떨어진 각각의 요소들을 이어 붙여 통합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했던 것.
장비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에서 이미 상용화된 초고주파 5G 장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28GHz 주파수 대역 구축이 미진하다고 지적하고는 있으나 사실상 장비 기술이 고도화되지 못해 섣불리 선택해 나아갈 수 없는 딜레마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안테나통합모듈 내낸 초 도입 활성화…소형 경량화에 전력 성능효율 ‘톡톡’
내년 28GHz 5G 활성화가 주목되는 이유로는 범용적으로 활용이 가능한 통합화된 네트워크 솔루션들의 상용화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장비업체의 경우 부품 개발을 통해 내재화에 나서고 있기는 하나 중소기업 등도 두루 쓸 수 있는 범용성을 갖춘 솔루션 개발도 동반돼야 한다. 여기서 범용성이란 기지국 장비뿐만 아니라 이를 연결해주는 중계기, 촘촘한 커버리지를 위한 스몰셀 장비 등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는 것. 즉, 네트워크 장비 관련 제조사들이 두루 쓸 수 있는 솔루션 개발은 곧 장비 생태계 활성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피세미(pSemi) 안테나통합모듈(AiM)이 꼽힌다. 이미 국내 주요 파트너사와 내년 도입을 위한 협력에 나서고 있다.
피세미가 지난 몇 해에 걸쳐 개발하고 있는 AiM은 초고주파(mmWave) 5G용 고집적 모듈로 빔포머(Beamfomer) IC, 업/다운 컨버터(Up/Down converter) IC, 필터, 어레이 안테나(Array Antenna)까지 일체화된 제품이다. 안테나를 통해 송수신된 초고주파 신호를 상대적으로 낮은 주파수 대역인 4.6~5GHz 대역으로 변환이 가능한 제품이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요구하는 5G 비전 목표는 20Gbps로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초고주파가 활성화돼야 한다. 최대 전송속도는 주파수 대역과 주파수 총량, 변조기술, 안테나 기술 발전 등 대체적으로 3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 이같은 요소들에 대응했을 때도 초고주파 5G 도입이 시급한 상황이다.
고속도로와 견줘보면 주파수 총량은 ‘차선’, 변조기술은 ‘자동차가 적재 가능한 ‘물량’, 안테나 기술은 ‘자동차수’에 비유할 수 있다. 차선이 많으면 많을수록 차가 더 빨리 달릴 수 있고 적재량이 많고 자동차가 많으면 한번에 옮길 수 있는 수량 또한 늘어난다. 즉, 데이터를 한번에 더 많이 더 빨리 보낼 수 있기 된다.
다만, 초고주파의 경우에는 고속도로 중에서도 높은 곳에 설치된 고가도로이기 때문에 다시 지상으로 내려갈 수 있는 길이 반드시 필요하다. 만약 이 길이 하이패스로 한번에 지상으로 내려갈 수 있도록 잘 닦아 놓는다면 그만큼 데이터가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된다.
피세미가 개발한 AiM이 기지국 장비 내 이같은 역할을 해준다. 빠르게 달릴 수 있는 고가도로의 차량들을 기존 지상 도로에 빠르고 안전하게 안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초고주파를 이용한다면 모든 차량이 다시 지상으로 내려와야 하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통합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안테나통합모듈은 각기 따로 산재해 있던 부품들을 한 곳에 집적시킴에 따라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통상적으로 통합 솔루션의 경우 부피와 무게를 줄임과 동시에 전력 소모량을 낮출 수 있고 그에 따른 성능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 다만, 기술난이도가 높아 그에 따른 연구개발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모된다.
피세미는 26~28GHz 주파수 대역 지원이 가능한 n258, n257 대역 포함 39GHz 대역인 n260 제품까지 지원 로드맵을 구성하고 있다. 1개의 AiM은 4x4 이중 편파 안테나 어레이 모듈이다. 4x4 어레이 단위를 1개의 SPI 인터페이스를 통해 최대 32개 AiM까지 확장할 수 있다. 네트워크 시스템에서 요구되는 시스템 파워(EIRP), 3db 빔폭(Half Power Beamwitdh)을 최적화시키는데 적합하다.
빔포머 IC의 경우 n258,n257 및 n260 대역을 지원하는 PE188100,PE188200 및 PE189100 를 선보일 예정이다. 시스템 보드에 바로 실장이 용이하도록 웨이퍼 레벨 팬 아웃(WLFO) 패키지뿐만 아니라 모듈 제작이 용이 하도록 플립칩(Flip-chip) 형태로도 고안 중이다.
1개의 빔포머 IC는 이중 편파를 지원하며 각각 4채널로 구성됐다. 수신 및 송신 신호 증폭 및 광대역 고해상도 위상 및 진폭제어를 통해 빔 조절이 용이하다. 채널당 5G 신호 기준으로 +10dBm 이상의 출력이 가능하도록 높은 선형성 특성을 지원하고 있다.
주파수 변환기(UDC) 또한 이중편파를 지원하는 쿼드레이처 업/다운(Quadrature up/down) 변환기로, 제품 소형화를 위해 플립칩(Flip-chip)과 실장성 용이를 위한 LGA 타입의 두가지 형태의 패키지를 준비 중이다.
이종일 피세미 코리아 대표는 “초고주파 5G 장비나 CPE에 대한 개발 생산 비용이 집적화되지 못해서 개발에 엄두를 못내고 있었고, 집적화는 해결해야 할 큰 과제였다”라며, “초고주파에 집적화된 모듈을 사용하면 개발 생산 비용을 기존 5G 장비와 비교해 경쟁력있게 개발 생산할 수 있어 생태계 확산에 이바지하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문기 기자(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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