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KT&G가 미국에서 궐련형 담배 판매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G는 미국에서 궐련형 담배 판매를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영업정지 관련 금액은 2천58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의 3.9%에 달한다. 이 때문에 단기적으로 미국 담배 판매 중단에 따른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이처럼 KT&G가 미국 궐련담배 판매를 중단한 건 시장의 규제 강화와 점점 심화되는 경쟁 때문이다. 지속적인 사업 운용이 어렵다는 판단하에 재정비 시간을 가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미국은 현재 궐련담배에 관해 자국 내 멘솔 금지 입법과 FDA의 니코틴 저감 규제강화 입법 추진 등 궐련담배에 대한 규제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동시에 미국 상무부의 반덤핑조사와 미국 법무부 등에 관한 규제 대응 업무도 가중되고 있다. 담배 제품의 규제 준수 현황에 관한 포괄적 문서제출명령, 장기간의 FDA 동등성심사 등을 위한 기술적 자료제출 요구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에서 더 이상 궐련담배 판매에 따른 예치금을 내지 않게 되는 것은 KT&G의 재정 건전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주정부에 예치하던 금액이 없어진 만큼 관련 재원을 현금 등으로 축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KT&G는 담배기본정산협약에 따라 미국 주정부가 제정한 에스크로 법령에 의해 판매금 중 일정 금액을 담배가 판매된 주정부에 예치했다.
예치금은 KT&G의 미국법인인 'KT&G USA'가 불법행위의 결과로 현지 소비자가 피해를 받았을 때 사용된다. 피해를 받은 소비자로 인해 미국 주정부의 의료재정이 사용되었을 경우 예치금이 주정부의 의료재정에 편입되는 형태다. 하지만 소비자 피해 등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예치금은 입금일로부터 25년 경과 후 전액 환급받을 수 있다. 올 3분기 말 기준 KT&G의 장기예치금은 1조1천857억원이다.
다만 다른 해외 판매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KT&G는 미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와 러시아, 터키, 이란 등 5개국에서 궐련담배를 판매하고 있다. 수출과 해외 사무소 등을 통한 판매도 이뤄지고 있지만 현지 법인을 통한 사업은 미국 등 5개국이 중추를 맡고 있다. 주요 국가의 지난해 전체 해외 매출은 약 4천191억원이다.
KT&G는 "미국의 궐련담배에 대한 규제 강화, 시장 경쟁 심화 등으로 미국 사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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