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특별 사면 얘기 대신 통신·반도체 등 주요 사업 현황과 인재 양성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문 대통령 역시 사면 얘기 없이 '차량용 반도체'에서 현대차와 함께 긴밀하게 협력해달라고 주문하는 한편,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이 부회장은 27일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민관 협업 청년일자리 창출 프로젝트인 '청년희망ON' 참가 기업 총수와의 오찬 간담회에서 "청년 일자리도 불확실성이 크지만 산업에서 백신과 반도체도 불확실성이 큰 분야"라며 "새로운 기술이 계속 등장하는 만큼 이를 따라가기 위해 더욱 안전망을 갖추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문 대통령이 민관 협업 청년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인 '청년희망ON'에 참여한 국내 대기업 6곳의 총수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구현모 KT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이 문 대통령을 만난 것은 지난 8월 가석방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2월 문 대통령과 6개 그룹 대표 및 경제5단체장과의 간담회 이후 1년 10개월여 만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구현모 KT 대표가 5G, 6G로 이어지는 국내와 해외의 연구 현황과 상용화, 관련 통신장비에 대한 설명하자 통신사업에 대해 첨언해 눈길을 끌었다.
통신은 이 부회장이 백신, 반도체 만큼 공 들이고 있는 사업으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6G 관련 백서를 공개하면서 '새로운 차원의 초연결 경험'(The Next Hyper-Connected Experience)을 제공한다는 6G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이어 6G 시대를 주도하겠다고 선언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 지난 6월에는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 주립대(UCSB)와 함께 6G 테라헤르츠(THz) 대역에서 통신 시스템 시연에 성공하면서 테라헤르츠 대역의 6G 이동통신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통신도 백신만큼 중요한 인프라로 비슷한 면이 있어 선제적으로 투자해 놓아야 아쉬울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며 "6G도 내부적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부회장은 청년 일자리 확대 움직임과 함께 인재 양성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우리나라는 저출생으로 신생아가 40만 명 이하이고, 중국은 대졸자가 500만 명이 넘는 상황"이라면서 "미국과 중국이 탐내는 좋은 인재를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이는 결국 '청년희망온(ON)'의 취지와도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청년희망 프로젝트에 참여해줘서 고맙다"고 말하며 "엄중해지는 국제질서 속에 기업들 간에 서로 돕고 필요한 의견을 정부에 전달해주고, 기업과 정부가 긴밀히 협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최근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으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을 향해 "삼성과 현대차가 더 긴밀하게 협력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차량용 반도체와 관련해 말한 후 이 부회장이나 정 회장의 반응은 특별히 있지 않았다"고 말하며 "이 부회장의 사면이나 기업인의 경영 활동에 대한 발언은 이날 간담회에서 우회해서 표현하는 것조차도 전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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