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LG전자가 올해 국내 창문형 에어컨 시장에 재진출한다. 지난해까진 이동식 에어컨을 고수했지만, 창문형 에어컨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전략을 재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르면 다음달, 늦어도 상반기 안에 국내 시장을 겨냥한 창문형 에어컨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지난 1968년에 국내 최초로 창문형 에어컨을 내놨으나, 시장성이 없어 B2B(기업간 거래)로 판매하다 결국 2012년에 국내 판매를 중단했다. 현재는 북미, 유럽 등에서만 창문형 에어컨을 판매하고 있다.
이동식 에어컨도 2009년에 6평형 이동식 에어컨을 처음 선보인 후 10여년 간 제품을 내놓지 않다가 지난 2020년부터 신제품을 출시했다.
LG전자가 이처럼 소형 가정용 에어컨 출시에 잇따라 나선 것은 최근 1~2인 소형가구가 증가하며 시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9년 4만대였던 창문형 에어컨 시장 규모는 2020년 14만 대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30만 대를 넘어선 것으로 업계에선 추정했다. 전체 에어컨 시장이 200만 대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창문형 에어컨의 비중이 처음으로 10%대를 기록한 셈이다.
이는 파세코 등 중소기업 제품들이 주류를 이루던 시장에 삼성전자가 뛰어든 것이 주효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창문형 에어컨의 신제품 '윈도우 핏'을 앞세워 20년만에 시장에 재진출했다.
최근 몇 년간 폭염과 코로나19 사태로 '1방 1에어컨' 트렌드가 자리를 잡은 것도 창문형 에어컨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방마다 에어컨을 설치하고자 하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설치 환경 제약으로 불편을 겪는 소비자들이 창문형 에어컨을 차선책으로 택했기 때문이다.
급격한 시장 성장으로 업계 1위인 파세코도 약진했다. 파세코는 창문형 에어컨 시장에서 70%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곳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4.5% 증가한 2천268억원을 기록했다.
파세코가 지난 2019년 제품을 출시하며 창문형 에어컨 시장이 커지자 삼성전자 외에도 귀뚜라미, 위니아딤채, 신일전자, 쿠쿠 등 중소업체들도 잇따라 경쟁에 뛰어들었다. 올해는 LG전자도 참전을 예고하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에 파세코는 고객 선점을 위해 신제품인 '파세코 프리미엄 창문형 에어컨'을 내놨다. 이 제품은 쉽고 빠른 설치가 가능하면서도 소음 개선과 냉방 기능을 업그레이드 시킨 것이 특징이다.
반면 지난해 시장에 진출한 삼성전자는 올해 창문형 에어컨 신제품 출시를 두고 고민 중이다. 창문형 에어컨 시장의 성장성도 높고 제품 판매량도 많지만, 에어컨 트렌드가 가정용에서 시스템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제품 출시 결정을 선뜻 내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LG측에서 올 여름 전에 나올 것이란 얘기가 종종 나오고 있지만, 제품 출시와 관련해 확정된 것은 아직까지 없다"면서도 "창문형 에어컨과 관련해 기술력이 충분히 있는 만큼 내부에선 곧 출시하려는 분위기가 있는 것은 맞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삼성전자에 이어 올해 LG전자가 시장에 진출하면서 기존 중소업체들에겐 큰 위협이 되겠지만, 시장은 더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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