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애플이 미국에서 아이폰 액정 등 부품을 소비자가 직접 수리할 수 있는 '셀프수리' 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서비스센터에 맡기는 비용과 별 차이가 없어 논란이 되고 있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28일부터 미국 내에서 셀프수리 서비스 온라인 몰을 열었다. 아이폰12와 아이폰13, 아이폰SE 3세대의 액정·배터리·카메라 등과 관련된 200여 개 부품이 갖춰졌으며, 고장난 기기 일련번호를 입력하면 수리 설명서와 필요한 부품정보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애플은 미국을 시작으로 셀프수리 프로그램을 전 세계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지만, 정작 미국 내 반응은 싸늘하다. 소비자들은 서비스센터에 맡겨 수리하는 것보다 고작 3달러(약 4천원) 저렴한 수준이어서 차라리 서비스센터에 맡기는 게 낫다는 주장이다.
특히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아이폰12 미니' 액정이다. 직접 수리하는 경우 온라인 몰에서 액정을 사면 225.96달러(약 28만5천800원)인 반면, 서비스센터에서 수리하는 가격은 229달러(약 28만9천600원)이다. 소비자가 품을 들여 부품을 교체해도 절약할 수 있는 돈이 3달러에 불과한 것이다.
여기에 부품까지 추가되면 서비스센터 수리 비용보다 더 비싸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나사못 하나는 19센트(약 240원)이며, 수리용 장비 대여 비용은 1주일에 49달러(약 6만2천원)다. 또 애플이 자가수리 중 문의사항이 생겨도 별도 기술지원을 제공하지 않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들은 황당해 하는 분위기다.
WSJ는 "셀프수리로 수리비를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애플이 셀프수리 제도를 도입한 것은 미국 정부의 움직임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동안 아이폰 수리에 대해 엄격한 자체 규정을 고수했으나, 경미한 고장에도 높은 수리 비용이 요구되거나 리퍼(교환)를 강제하는 정책 탓에 이용자 불만이 쌓여왔다.
이에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7월 연방거래위원회(FTC)에 애플 등 가전업체에 수리와 관련한 소비자 선택을 제한하는 행위를 개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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