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경영 성과급을 평균 임금에 포함하는 것과 관련한 법적 다툼이 제2의 통상임금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기업에 영향을 미칠 판결들을 유심히 살피고,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일 상의회관에서 법무법인 세종과 공동으로 '올해 주목해야 할 노동판결과 기업의 인사노무전략 온라인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설명회는 기업의 임금관리·인력관리·노사관계에서 유념해야 할 판례에 대해 기업의 이해를 돕고 적법한 인사노무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강연은 법무법인 세종 김동욱 변호사와 김종수 변호사가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판례이슈와 관련 판례를 소개하고 기업에 미칠 영향과 대응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민간기업 경영성과급의 평균임금 포함여부', '저성과자 해고가능 여부', '하청노조에 대한 원청의 단체교섭의무' 등을 주목해야 할 판례이슈로 꼽았다.
김종수 변호사는 최근 경영성과급의 평균임금성 법적 다툼에 대해 2013년 벌어진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킨 통상임금 소송사태와 유사하다며 기업의 주의를 당부했다.
김종수 변호사는 그간 임금으로 보지 않았던 경영성과급에 대해 "대법원이 공공기관의 경영평과성과급이 평균임금에 포함된다고 판결한 이래 민간기업의 경영성과급에 대해 소송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며 "특히 하급법원마다 각기 다른 판결을 내놓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법원에서 최종입장을 확립할 것으로 보이는데, 만일 대법원이 경영성과급을 평균임금으로 인정하면 제2의 통상임금 소송이 전개될 것"이라며 "개별기업에서는 이와 같은 경영성과급 리스크를 미리 인지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성과자 해고에 대한 대법원 판결도 기업이 살펴봐야 할 판례로 꼽혔다. 김종수 변호사는 "박근혜 정부 시절 제정된 저성과자 해고 기준을 담은 공정인사 지침이 쉬운 해고라는 프레임으로 폐지된 이후 처음으로 대법원의 저성과자 해고 인정판결이 나왔다"며 "해당 판결로 기업들의 저성과자 프로그램(PIP)의 정당성이 확보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법원이 제시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인사평가를 거칠 것', '근로자의 낮은 근무능력이 증명될 것', '업무수행능력의 개선의 기회를 부여할 것' 등의 저성과자 해고요건을 기준으로 현재 운영 중인 PIP를 재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동욱 변호사가 집단적 노사관계 판례를 맡아 강의를 진행했다. 김동욱 변호사는 노사관계에 있어 가장 큰 변화로 하청노조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 확대를 꼽았다.
김동욱 변호사는 "하청노조와 직접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없는 원청회사에 대해 노조법상 책임을 묻지 않았던 기존 입장이 흐려지고 있다"며 "노동위원회와 하급법원에서 원청을 하청노조의 노조법상 사용자로 인정하는 판정들이 잇따르고 있어 노사관계에 큰 변화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대법원이 원청을 부당노동행위의 주체로 인정하고 있어 하청업체 노사관계에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며 "하청노조 파업 시 원청의 대체근로에 대해 하급심에서 대체근로 금지조항을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대비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밖에 주요판례로 '고정 시간외수당을 기본임금에 포함해 지급하는 포괄임금제에 대한 법원의 제한적 인정 입장', '고용부 지침과 다른 파견근로자 직접고용시 기간제가 아닌 무기계약직 고용원칙', '연봉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임금피크제 도입 판례' 등도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살펴봐야 할 판례라고 설명했다.
전인식 대한상의 산업정책실장은 "최근 주 52시간제 시행, 노동조합법 개정,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등 입법적 변화가 워낙 크다 보니 기업들의 이목이 입법에 집중돼 판결 변화에는 다소 소홀한 측면이 있다"며 "입법 못지않게 기업에 미칠 영향이 큰 판결들이 잇따르고 있어 이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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