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반도체 공급 부족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내 가격이 잇따라 인상되고 있다. 업계 1위인 대만 TSMC가 한 자릿수대 가격 인상을 결정한 데 이어 삼성전자도 최대 20% 가격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파운드리 업체들은 지난해 하반기 서비스 가격을 두 자릿수대로 줄인상했다. 하지만 실리콘 웨이퍼 등 반도체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 공장 증설 등에 따른 대규모 투자 재원 마련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1년도 지나지 않아 가격 인상 카드를 또 다시 꺼내든 모습이다.
특히 TSMC는 이달 초 가장 먼저 고객사에 한 자릿수대 가격 인상을 알렸다. 적게는 5%, 높게는 8%의 가격 인상이 이뤄질 예정으로, 적용 제품군도 최첨단 프로세서부터 마이크로컨트롤러, 전력관리칩, 센서, 통신칩 등까지 넓다.
인상된 가격이 적용되는 시점은 2023년 초부터다. 앞서 TSMC는 지난 3월에도 8인치 파운드리 서비스 가격을 오는 3분기부터 최대 20% 인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하반기에 파운드리 가격을 15~20%가량 올렸지만 이번에 또 다시 가격 인상 검토에 나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도 파운드리 서비스 가격을 최대 20%가량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 라인 중에서도 레거시(구식) 공정 가격이 대폭 오를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와 올해 실적발표에서 파운드리 사업 현황과 관련해 '공급가격 현실화'라는 단어를 지속해서 사용해왔던 만큼, 이에 부합하는 가격 전략을 유지하기 위해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이번 가격 인상은 원재료비와 물류비 인상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생산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19 여파로 원재료 및 물류비용이 크게 증가한 상태다. 현재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약품, 가스, 웨이퍼 등 전반적 비용이 평균 20~30%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TSMC와 삼성전자가 가격 인상 움직임에 나서면서 글로벌파운드리, SMIC 등 후발주자들도 시장 동향에 맞춰 또 다시 가격을 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삼성전자와 TSMC 두 업체가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TSMC가 53.1%로 압도적인 1위이며, 삼성이 17.1%로 2위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원재료와 물류비용이 늘고 있어 파운드리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며 "파운드리 가격 인상으로 반도체가 들어가는 제품 가격도 오를 것으로 보이지만, 소비자 가격을 그만큼 올릴 수 없어 세트(완제품) 업체의 원가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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