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고시반 시절 이야기 오가…李 "형수님께 안부" 화기애애
종부세·임대주택 예산 놓고는 기싸움…'공통공약 추진' 공감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여의도에서 여야 수장 자격으로 첫 만남을 가졌다. 중앙대 법대 선후배 사이이기도 한 두 사람은 고시반 시절 인연을 언급하며 덕담을 나눴지만,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영구임대주택 예산 등 부동산 문제를 놓고 이내 신경전을 벌였다.
새로 취임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상견례 차원에서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을 찾아 권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권 원내대표는 "드디어 이재명의 민주당이 됐다"며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한 여야 협치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또 "대선 과정에서 공통공약이 많은데, 하루빨리 입법화하기로 한 양당의 노력이 가속화돼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국민과 국가를 위한 정부·여당의 정책 추진에는 당연히 협력할 것"이라며 "야당으로서 할 역할도 할 것이다. 의견에 필요한 조정들은 (박홍근) 원내대표와의 대화를 통해서 해결해 나가길 바란다"고 답했다. 공통공약 추진기구와 관련해서도 "미리 말씀드리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말씀해주셨다. 진전이 잘 되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했다.
양당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표와 권 원내대표의 비공개 회담 중에는 중앙대 법대, 고시반 재학 시절 대화가 오갔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두 분이 중앙대 선후배 사이로 옛날에 고시 공부했던 얘기하면서 편안하게 사담을 나눴다"며 "이 대표는 원래부터 알고 있던 사이인 형수님께 안부 전해달라고 하면서 환담을 끝냈다"고 밝혔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이 대표는 과거 권 원내대표 사모님께서 (자신의) 미팅을 주선했다는 스토리를 얘기하면서 안부를 전했다"고 밝혔다.
대학 시절의 인연, 대선 공통공약 추진에 대한 공감 등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던 두 사람은 부동산 관련 현안에서만큼은 신경전을 벌였다.
권 원내대표는 현재 여야 협상 중인 종부세 문제와 관련해 "우리 대표께서 후보 시절에 공약했고 지금 협상이 진행 중에 있다"며 "그 부분도 관심을 갖고 한번 좀 들여다 봐주셨으면 하는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종부세 문제에 대해선 당에 좀 가급적 협력적 입장을 가지라고 얘기는 하고 있다"면서도 "지나치게 과도한 욕심은 내지 마시라. 적절한 선에서 잘 처리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는 권 원내대표의 종부세 협상 요청에 맞서 영구임대주택 예산 삭감 문제를 꺼내 들었다.
그는 "이번에 보니까 예산안에서 영구임대주택 관련 예산을 5조2천억이나 삭감했던데 그러면 국민이 갈 데가 없지 않느냐"며 개선을 요구했다. 이 대표는 앞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영구임대주택 예산과 관련해 "안타까운 서민들에 대해 예산 늘리지는 못할망정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의 삭감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권 원내대표는 이에 "국회 심의과정에서 야당이 문제를 제기하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지역화폐 관련 예산 삭감, 법인세 인하 등에 대해서도 전향을 촉구했다. 그러나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 방식으로 하는 것이 옳은 방법인 건지, 우리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방식으로 하는 게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건지는 좀 더 치열한 토론과 논증이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공통공약 추진기구와 관련해 "권 원내대표가 제안했기 때문에 저희는 준비가 다 돼 있다"며 "구체적인 실행을 요청하면 민생 입법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여야는 공통공약 기구와 관련된 세부 계획을 논의하진 않았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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