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의 4세대 폴더블폰인 '갤럭시Z4' 시리즈가 최근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애플의 차기작인 '아이폰14' 시리즈 출시가 스마트폰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지 관심이 집중된다. 프리미엄폰 시장 1위인 애플의 강세 속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을 앞세워 올 하반기에 점유율 격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8일 새벽 2시(현지시간 7일 오전 10시) 캘리포니아 주 쿠퍼티노 소재 애플파크에서 진행되는 '저 너머로(Far out)' 행사를 통해 '아이폰14' 시리즈를 공개한다.
당초 업계에선 노동절 등을 고려해 오는 13일쯤 '아이폰14'가 공개될 것으로 관측했으나, 신제품 공개는 예상보다 한 주 앞당겨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지난달 출시된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갤럭시Z4' 시리즈를 염두에 둔 결정이라고 봤다.
이번 행사는 당초 온라인으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리게 됐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 '급 나누기' 나선 애플…고가 판매 전략 속 가격 관건
이번 행사에서 공개되는 신형 '아이폰'은 ▲6.1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아이폰14', '아이폰14 프로' ▲6.7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아이폰14 맥스'. '아이폰14 프로맥스' 등 총 4개다. 지난해 출시했던 5.4인치 화면의 '아이폰 미니'는 이번에 제외됐다. 이 외에 '애플워치8' 시리즈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 4개 모델 가운데 최상위 모델인 '아이폰14 프로맥스'와 '아이폰14 프로'에는 전면 카메라가 위치했던 '노치'가 사라지고 삼성전자 '갤럭시'처럼 알약 모양의 '펀치홀'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의 단점으로 여겨졌던 노치를 상위 모델에서만 없애 표준 모델과 고급 모델의 차별화를 꾀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프로세서(AP)도 표준 모델과 고급 모델에서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14' 일반 모델과 '아이폰14 맥스'는 아이폰13 시리즈에 탑재됐던 'A15 바이오닉 칩'이, '아이폰14 프로'와 '아이폰14 프로 맥스'에는 신형인 'A16 바이오닉 칩'이 탑재될 것이란 전망이다.
'아이폰14' 시리즈 가격은 역대급일 것으로 관측된다. 부품 공급난과 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100달러가량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IT 팁스터(정보유출자)와 외신 등에 따르면 '아이폰14 프로'는 1천99달러(약 147만원), '아이폰14 프로맥스'는 1천199달러(약 161만원)에 달한다. 전작인 '아이폰13'의 출고가였던 프로 999달러, 프로맥스 1천99달러와 비교하면 100달러(약 13만원) 인상됐다. 일반 형과 맥스는 각각 799달러(약 107만원), 899달러(약 120만원)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에선 가격이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천370원을 돌파한 탓에 원화 표기 가격도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아이폰14' 시리즈에서 고가 모델 판매를 늘리기 위해 이전보다 더 노골적으로 '급 나누기' 전략을 시도하는 듯 하다"며 "구매자들이 좀 더 비싼 '아이폰'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려는 듯 하다"고 말했다.
◆ 완성도 ↑·가격 인상 최소화…'갤럭시Z4' 초기 판매 '청신호'
애플에 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26일 폴더블폰인 '갤럭시Z4' 시리즈를 공식 출시했다.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하고, 전작 대비 완성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초기 반응도 좋다. 실제로 지난달 16일부터 22일까지 7일간 진행한 '갤럭시Z 플립4·폴드4'의 사전판매는 총 97만 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폴더블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갤럭시Z 플립3·폴드3'의 92만 대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하루 평균 사전판매 대수도 13만8천 대로, 전작 기록인 13만1천 대를 앞섰다. 이는 올 초 출시한 '갤럭시S22(12만7천 대)'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유럽에서도 역대 폴더블폰 최고 성적을 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영국과 독일,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주요 36개국의 '갤럭시Z4' 시리즈 초기 판매량은 전작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이처럼 초기 실적이 크게 늘어난 것은 멀티태스크 기능을 강화한 '갤럭시Z폴드4'의 태스크바 기능과 전작 대비 무게가 8g 감소한 점 등이 꼽힌다. '갤럭시Z플립4'는 배터리 용량이 기존 3천300mAh에서 3천700mAh까지 늘어난 것에 대한 반응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75~115도 사이의 다양한 각도로 촬영이 가능한 '플렉스캠' 기능도 인기를 끄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덕분에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대중화'를 통한 올해 판매 목표 1천만 대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진 분위기다. 이는 기존 삼성전자의 모바일 핵심 제품군인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판매량에 준하는 목표치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2025년까지 삼성 갤럭시 플래그십 제품 판매량의 50% 이상을 폴더블 제품이 차지하도록 할 것"이라며 "'갤럭시Z폴드4'와 '플립4'가 글로벌 시장에서 폴더블 대세화, 대중화를 보다 빠르게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구글·中 업체도 참전…애플·삼성 '2파전' 속 격차 줄어들까
작년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축소될 것으로 보이지만, 애플의 '아이폰14' 출시와 함께 프리미엄폰 시장 분위기는 한층 더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프리미엄폰 시장 1위인 애플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여서다. 여기에 오는 10월 자체 애플리케이션(AP)을 탑재한 스마트폰 '픽셀7' 출시를 앞둔 구글과 샤오미·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까지 프리미엄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어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21%)은 점유율 1위, 애플(16%)은 2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400달러(약 67만원) 이상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의 점유율이 압도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트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애플 '아이폰'의 시장점유율은 57%로, 전년 동기 대비 점유율이 1%포인트 늘었다. 삼성전자는 19%로, 전년 동기(17%)보다 2%포인트 올랐다.
다만 삼성전자는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애플과의 격차를 서서히 좁히고 있다. 지난 1분기에는 47%포인트였으나, 이번에는 38%포인트로 크게 줄었다. 이는 삼성전자가 올 초 출시한 '갤럭시S22 울트라'의 인기 덕분으로 분석된다. 이 제품은 2분기 연속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안드로이드폰으로 선정됐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인 '갤럭시Z4' 시리즈와 함께 일반 바(Bar)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겨냥해 지난달 10일 '갤럭시S22 보라 퍼플'도 내놨다. 폴더블폰에선 전작에서 문제로 지적됐던 배터리 용량, 카메라 성능, 무게·두께를 대폭 개선해 프리미엄폰 시장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노 사장은 "올해 스마트폰 시장의 역성장은 예상돼지만 프리미엄폰의 수요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고, 일정 부분은 더 성장하고 있기도 하다"며 "'갤럭시Z 폴드4·플립4' 플래그십 신제품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수요를 이끌어내고 시장점유율을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애플 텃밭인 미국에서 '아이폰'을 노골적으로 저격하는 영상도 공유했다. '갤럭시Z4' 시리즈에 비해 '아이폰'이 혁신적이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기술 우위를 드러낸 것이다.
삼성전자 이 영상에서 '아이폰'에 없는 기능들을 집중 조명하며 "조만간 있을 애플의 신제품 공개 행사처럼 방향이 맞지 않는 곳을 향해 당신이 간다면 각오를 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누군가의 주머니에는 거대한 달 사진을 담을 수 있는 최고 해상도의 스마트폰 카메라가 있겠지만, 당신 곁에 있는 '아이폰'에는 당장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갤럭시S22'와 '갤럭시Z플립4'가 함께 있는 영상과 함께 "여기 모든 것이 준비돼 있다. 갤럭시"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북미 시장뿐 아니라 전 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에 밀리고 있다는 점에서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는 듯 하다"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제품이 '폴더블폰'이라고 보고, 이를 대중화시키기 위해 하반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듯 하다"고 밝혔다.
이 외에 미국 구글과 중국 화웨이·샤오미·모토로라도 삼성과 애플의 빈틈을 노리고 있다. 구글은 '픽셀7', 중국 화웨이는 '메이트50', 샤오미는 '믹스 폴드2', 모토로라는 '레이저2022'를 하반기 전략폰으로 내세운 상태다. 이 중 화웨이는 지난 2년간 미·중 갈등 속에 반도체 부족으로 신제품을 내지 못하다가 2년 만에 신작을 내놨다는 점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과 중국 업체들이 신제품을 출시한다고 하지만 하반기 프리미엄폰 시장은 애플과 삼성전자의 2파전으로 압축될 것"이라며 "당장 삼성전자가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애플을 추월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올해는 인플레이션 압박이 전 세계적으로 심해 가격 부담에 따른 애플의 이탈 수요가 발생할 수도 있어 삼성으로선 이 수요를 집중 공략할 필요가 있다"며 "삼성 '갤럭시Z4' 시리즈의 제품 완성도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많은 만큼 판매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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