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18일 서울고검 등 주요 검찰에 대한 국정감사가 시작된 가운데 여야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 문제로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성남FC 후원금 의혹', '쌍방울 그룹 의혹' 등 이재명 대표 관련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기소를 요구했으며, 민주당은 수사 형평성을 앞세워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의혹'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검찰이 성남 FC 사건 공소장에 이 대표와 측근 정진상 실장을 적시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러면(이 대표 등을)기소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수사할 계획은 있느냐"고 질의했다.
또한 이 대표가 과거 국정감사장, 방송 등에서 '국토부의 외압으로 백현동 용도변경을 했다', '성남시장 재직시절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고 발언하며 불거진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죄) 혐의에 대해서도 충분한 수사를 요청했다.
이에 현재 성남FC 관련 수사를 담당하는 수원지검 성남지청의 이청수 지청장은 "기소 당시 증거에 따라 판단했고 계속 열심히 수사할 것"이라며 "법과 원칙에 따라서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는 모른다고 밝혔지만, 검찰에서 나온 말을 종합하면 2009년부터 김 전 처장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수사, 재판을 통해) 철저하게 규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은 "수사 과정에서 혐의가 입증될 만한 것이 발견돼 기소를 결정한 것"이라며 "당연히 공소(기소) 유지의 책임을 지고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에서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관련 첫 공판(공판준비기일)이 열렸고 서울중앙지검 소속 검사들이 참석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표의 측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쌍방울 대북 사업 유착 의혹'과 관련해, 쌍방울 임직원 60여 명이 대북 사업을 위해 1인당 수천만 원 씩의 달러나 위안화를 중국으로 반출한 정황이 있다는 보도를 언급했다. 그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외환거래법 위반이기도 하고 국가보안법상의 문제도 생긴다"며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쌍방울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의 홍승욱 지검장은 "구체적인 수사 범위를 말씀드릴 순 없다"면서도 "쌍방울 의혹은 경영진의 비리를 수사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홍 지검장은 이어 쌍방울 수사의 의도를 묻는 김남국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정치보복 수사는 아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의혹에 대한 미진한 수사를 질타했다. 기동민 의원(간사)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이 2020년 4월에 접수됐는데도 (김 여사의) 공소시효가 3개월밖에 안 남은 지금까지 소환조사 한 번 이뤄지지 않았다"며 "(검찰이) 무혐의로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송경호 지검장은 이에 "이 사건은 무려 15명이 기소, 재판 중이고 공판 과정에서 드러나는 상황들과 수사상황을 계속 비교해가며 검토하고 있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서 하겠다"고 해명했다. 송 지검장은 도이치모터스 관련 재판이 현재 진행 중이기에 김 여사의 공소시효도 정지된 상황이라고 설명하며 '성역 없는 수사를 선언할 수 있냐'는 기 의원의 질의에 "그렇다"고 답했다.
권칠승 의원은 검찰에 도이치모터스 사건 관련 수사를 요청하며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의 부인이라 검찰에서 수사하는 것에 대한 국민 불신이나 의혹이 있다. 민주당이 (김건희) 특검을 요구하는 이유도 이런 것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송 지검장은 이에 "통상의 증거 확보와 절차에 따라 조사하겠다"고 재차 밝혔다.
여야는 검찰이 이날 서해 피격사건 수사와 관련해 서욱 전 국방부장관과 김홍희 전 해경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일과 관련해서도 공방을 벌였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이희동 부장검사)는 두 사람에게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이와 관련해 감사원과 검찰의 합작 의혹을 제기하며 "어디까지 (서해 사건을) 키울지 걱정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수사 대상이냐"고 질의했다. 송 지검장은 이에 "가정적 상황은 답변드리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전주혜 의원은 김 의원의 질의를 겨냥해 "국민 한 명의 생명을 지키지 못하고 월북 몰이를 한 것과 관련해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검찰은 책임있는 사람에 대해 좌고우면 하지 말고 엄정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 지검장은 전 의원에게도 "가정적 상황에는 답변드리지 않겠다"며 "진행해 오던 것처럼 증거와 법리로 수사하겠다"고만 답변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13일 서해 피격사건 당시 문재인 정부가 부정확한 사실 확인으로 '자진 월북'을 결론 낸 정황이 있으며 사건 초동 대응에도 미흡했다는 중간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서 전 장관과 함께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전 국정원장 등 관련자 20명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국회 법사위는 서울중앙지검 등에 이어 오는 20일에는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한다. 여야는 대검 국감에서도 이재명 대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를 촉구할 전망이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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