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검찰이 19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내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야당 의원, 당직자들과의 8시간 대치 끝에 결국 철수했다. 민주당은 검찰의 영장 재집행에 대비해 경계 태세를 이어가기로 했으며 내일 오전 의원총회를 통해 국정감사 보이콧 등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호승진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는 이날 저녁 10시 41분께 민주당사 앞에서 검찰 측 입장을 발표했다. 그는 "피의자(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사무실에 대해 절차에 따른 압수수색 집행이 이뤄지도록 협조를 요청했음에도 집행이 이뤄지지 않은 점은 유감스럽다"며 "금일은 너무 늦은 시간과 안전사고 우려 등을 고려해 철수하고, 추후 원칙적인 영장 집행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이 절충적인 집행 방식을 제시하는 등 협력을 위한 노력을 해줬으나 형사법 집행은 헌법과 법률에 따른 것으로 타협 대상이 될 수 없기에 받아들일 수 없었다"며 "추후 영장 집행에서는 관계자들께서 법 집행에 협조해 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호 검사와 검찰수사관들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관련 증거 확보를 위해 이날 오후 3시께부터 민주연구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그러나 압수수색을 거부하는 민주당 당직자와 대치했고,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의 소집령으로 민주당 의원들이 당사에 집결해 항의하면서 검찰은 끝내 민주당사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박범계 의원이 대표로 내일 오전 변호사 입회하에 임의제출 형식으로 증거를 전달하겠다는 절충안을 제시했으나 검찰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부원장은 '위례신도시 개발특혜 의혹'과 관련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등에게 수억원 가량을 수뢰(受賂)한 혐의로 이날 오전 검찰에 체포된 바 있다. 김 부원장은 정진상 실장과 함께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불린다.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은 검찰이 철수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저희들이 확인하지 않았지만 영장(기한)은 통상 일주일 정도"라며 "(향후 검찰이) 어떤 방식으로 집행할지 알 수 없어 최소한 경계 태세를 갖추고 영장 집행에 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애초 저희 태도대로 '민주당사에 한 발자국도 들이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은 견지할 것"이라며 "내일 오전 9시에 의원총회를 열어 오늘 벌어진 이런 정치 탄압과 무자비한 도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토록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국정감사 보이콧 등을 검토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내일 의총으로) 불가피하게 일부 국감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며 "지방(현장 시찰) 일정 등 일부 차질이 있을 수 있는데 어떻게 할지는 내일 의총에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박 원내대표의 소집령이 전달되자마자 각 상임위에서 진행하던 국감을 중지하고 당사로 일제히 복귀했다.
민주당은 검찰의 압수수색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밤 10시께부터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이재명 대표는 당초 외부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었으나 사태가 급박해지자 밤 9시 47분께 당사로 입장했다. 김 대변인은 "이 대표께서는 다른 최고위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내려진 최종 결정(의원총회 소집 등)에 대해 '모든 당원과 함께 뜻을 모아서 함께해 나가자'는 마무리 말씀을 하셨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과 관련해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제1야당에 대한 무도한 정치탄압"이라며 "지지율이 24%까지 떨어져 있는 윤석열 정권이 정치적인 쇼로 탈출구를 만들려는 저열한 정치적 행위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압수수색 집행 거부는 스스로 결백을 증명할 수 없음을 자인하는 것"이라며 "도대체 민주당은 무엇을 숨기고, 누구를 지키려고 힘으로 정당한 법 집행을 막아서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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