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일주일간 정·재계 글로벌 거물들과 연쇄 회동할 예정이다. 이 회장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삼성전자가 직면한 위기를 헤쳐나갈 돌파구를 이번 만남에서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15일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 16일 피터 베닝크 ASML CEO, 17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등과 잇달아 회동할 전망이다.
이 회장은 우선 한국MS 개발자 행사 참석 차 방한하는 나델라 CEO와 미래 사업을 논의할 예정이다.
나델라 CEO가 한국을 방문한 것은 2018년 이후 4년 만으로 당시 이 회장과 회동했다. 이어 두 사람은 이 회장이 지난해 11월 반도체 공장 투자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 MS 본사에서 만난 바 있다.
삼성과 MS는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 협력 전선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회동에서도 인공지능(AI), 반도체, 메타버스 등 신사업을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의 피터 베닝크 CEO와 회동은 16일을 전후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베닝크 CEO는 16일 경기도 화성에서 열리는 반도체 클러스터 기공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다.
ASML은 7나노미터(㎚, 1㎚는 10억 분의 1m) 이하 선단 공정 제품을 생산하는 데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업체다. 약 2천억원에 달하는 고가인 제품이지만 공급 대비 수요가 넘치다보니 삼성, TSMC, 인텔 등 장비를 사려는 업체들이 줄을 설 정도다.
이 회장은 지난 2020년 10월과 올해 6월 유럽 출장 때마다 베닝크 CEO를 만나 원활한 장비 공급을 요청했다. 삼성전자는 최근에도 차세대 EUV 장비로 꼽히는 하이-Na 장비를 ASML에 발주한 바 있다.
이 회장이 17일 방한하는 빈 살만 왕세자와 회동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빈 살만 왕세자는 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한국을 방문한다.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은 2019년 7월 이후 3년 만이다. 현재 총사업비 5천억 달러(약 710조원) 규모의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 '네옴시티' 사업을 추진 중인 빈 살만 왕세자는 방한 기간 한국 기업들과 협력 방안을 찾을 전망이다.
이 회장은 2019년 9월 사우디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기술, 산업, 건설, 에너지, 스마트시티 등 광범위한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윤석열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와 17일 접견에 이 회장이 배석하고, 접견 후 별도의 자리를 마련한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이재용 회장이 매주 목요일 삼성물산 합병 관련 재판에 출석하고 있어 빈 살만 왕세자와 회동 일정은 변동될 여지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최근에 '회장' 타이틀을 달았고 국내외로 현장 경영을 펼치며 '뉴 삼성'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며 "이번 회동에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구체적인 협력안이 나올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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