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올 연말 재계 인사는 변화보다는 안정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이른바 '3고'가 몰고 오는 퍼펙트스톰(복합위기) 속에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보다는 안정을 택하며 내실을 다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내달 초에 계열사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올해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27일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맞는 정기 인사지만 인사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해 말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DS부문장(사장) 투톱 체제를 구축한 지 1년밖에 지나지 않아서다.
다만 과거 미래전략실 같은 그룹의 콘트롤타워가 부활한다면 사장급 인사 이동 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 삼성 안팎에서 이 회장이 승진하면서 콘트롤타워 재건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콘트롤타워 조직이 신설된다면 지난해 부회장으로 승진한 정현호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비롯해 박학규 경영지원실장(사장), 최윤호 삼성SDI 사장 등 미전실 출신 인사들의 거취가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생활가전사업부 수장도 교체가 불가피하다. 생활가전을 총괄해온 이재승 사장이 지난달 18일 돌연 사임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의 후임으로는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급 임원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인사도 폭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정의선 회장 체제로 전환된데다 지난해 200명이 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임원 인사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정의선 회장의 젊은 리더십을 뒷받침 해 줄 수 있는 40대 임원이 대거 중용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SK그룹도 주요 계열사 사장급 이상 임원들이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크다. 대내외 경영 환경 악화 속에 최태원 회장이 큰 폭의 세대교체를 단행하기 어렵다는 전망에서다. 다만 카카오 먹통 사태와 관련해 SK C&C 경영진의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LG그룹은 지난달 25일부터 구광모 회장이 직접 보고 받는 사업보고회 결과가 인사에 반영될 예정이다. 지난해 핵심 계열사인 LG전자의 조주완 사장이 승진하고 기존 권봉석 사장이 LG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등 인사 폭이 컸던 만큼 올해 인사는 '안정' 기조에 방점을 찍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LG디스플레이 등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 임원들은 변동이 있을 수 있다.
롯데그룹도 지난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단행됐기 때문에 올해는 인사 폭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의 승진 여부가 주목된다.
재계 관계자는 "대외 경영 여건이 나쁘기 때문에 기업들이 인사에 있어선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안정 기조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다만 최고결정권자인 오너 의중이 인사 하루 전에도 바뀔 수 있는 만큼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