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우(TIM WU) 콜럼비아 법대 교수가 인터넷 경제의 미래를 다루는 'OECD 장관회의'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했다.
팀 우 교수는 망중립성·망 개방 전문가다. 인터넷전화업체 스카이프가 연방통신위원회(FCC)에 AT&T, 버라이즌 등의 이동통신망 개방을 의무화해 달라고 청원한 데 이론적 기반을 제공한 바 있다.
그는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는 '개방성'이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플랫폼 역할('생산성'), 전면 경쟁을 통해 가장 장점이 큰 서비스가 생존하는 것('품질주의')이 인터넷의 속성이라고 언급하면서, 이런 과거의 성공적인 가치들이 미래 인터넷에서 무시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팀 우 교수는 "인터넷이 위협에 직면한 것은 인터넷이 영화, 방송, 통신, 음악 등 다양한 영역으로 파고들고 있기 때문"이라며 "기존 플레이어들과 갈등도 있겠지만 인터넷은 창조자들에게 진입비용을 낮춰 새로운 혁신을 가능케 한다"고 말했다.
대화는 자연스럽게 망중립성 논의로 넘어갔다.
팀 우 교수는 "예를들어 KT나 다른 광대역망 서비스 제공업체가 모든 걸 내놓아야 한다는 게 아니라, 유튜브 같은 다른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기업들의 서비스를 방해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IPTV에 대해서는 "(폐쇄망에 기반했다는 점에서) 엄격한 의미로 인터넷TV가 아니다"라며 "진짜 인터넷TV는 누구나 접근 가능한 것(웹TV)"이라고 선을 그었다.
팀 우 교수의 해석은 망 개방의 의미를 최종 소비자 관점에서 해석한 것으로, 누구든지 네트워크에 특별한 장애가 되지 않는다면 단말기와 콘텐츠, 애플리케이션에 자유롭게 접속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망중립성 4 원칙과 맥을 같이 한다.
망중립성은 인터넷의 개방성 원리를 통해 경제에 혁신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통신사업자들은 차세대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 비용 문제로 도입을 꺼리고 있다.
팀 우 교수는 이에대해 "투자에는 끝이 없고 단순히 한가지 종류가 아니다"라며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뿐 아니라 기업가 정신 같은 혁신에 대한 투자도 있다"고 말해, 투자유인 감소를 이유로 망중립성을 꺼리는 통신회사들과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인터넷은 미국 정부의 AT&T에 대한 독점규제로 탄생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팀 우 교수는 "오랜 기간 미국에서는 전화사업이 독점돼 새로운 상품을 만들려면 그 사업자로 부터 허가받아야 했다"며 "AT&T가 반독점법으로 꼼짝달짝 못해서 인터넷이 탄생된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 미국 및 전세계 미디어 구조의 역사에 대한 책을 내면서 AT&T 사례도 언급할 예정이다.
브로드밴드 인터넷 강국인 우리나라의 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팀 우 교수는 "미국인이고 캐나다인이어서 비판할 위치에 있지 않다"면서도 "다만 서비스제공업체들이 모든 사안을 책임지도록 만들 필요가 있나. (지나친 규제가) 애플리케이션 발전에 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에서도 망중립성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누구에게 해가 없다면 단말기와 애플리케이션, 망 등에 있어 개방하는 게 바람직하고 한국정부도 그런 방식의 정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인터넷 신뢰발언으로 논란이 커지고 있는 인터넷의 내용규제에 대해서는 "민주화된 정부에서 정보규제는 정부의 권리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검열은 나쁘다"라고 원론적으로만 언급했다.
그는 미래 인터넷의 정책이슈들은 결국 통상문제에 집중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팀 우 교수는 "학교에서 무역법을 가르치는데 앞으로의 인터넷과 관련된 분쟁은 무역분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한국의 경우 지금은 방송통신위원회(KCC)가 인터넷 관련 규제를 맡지만 시간이 갈수록 WTO GATS 처럼 무역에서의 차별금지법이 중요해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사진= 류기영 기자 ryu@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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