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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서비스 업체로 변신하는 노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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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심비안 개방 통해 써드파티 지원군 확보

세계 1위 휴대폰 제조사인 노키아가 서비스 사업에 승부수를 던졌다.

노키아는 최근 인터넷포털 오비(Ovi)를 통해 휴대폰 이용자들에게 ▲지도 ▲음악 ▲파일 공유 ▲게임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 사업자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노키아는 인터넷과 모바일을 연동시키는 포털 서비스를 구현해 유선과 무선을 아우르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콘텐츠 유통과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접목하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 인터넷포털 오비로 시장 개척

노키아의 이런 변신은 애플식 모델을 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아이튠스와 아이폰, 모바일미를 축으로 음악과 애플리케이션 판매, 각종 서비스 환경을 구현하는 성과를 거두면서 하드웨어 제조업체라는 이미지를 벗고 서비스 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단말기 위주의 매출구조에서 벗어나 폭넓은 수익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이동통신사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오히려 시장의 주도권을 잡는 결과를 낳고 있다.

노키아도 애플의 수익모델을 참고해 재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노키아는 2007년에 발표한 인터넷 포털 브랜드 '오비'를 무기로 서비스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특히 애플의 아이폰 출시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진영 구축에 따른 단말 제조사의 경쟁력 약화 및 수익성 악화, 그리고 모바일 고객 접점을 활용한 비즈니스모델의 급부상 등이 노키아의 변신에 불을 집혔다.

노키아의 서비스 사업 전략은 모바일을 기점으로 PC의 서비스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하는 것이다. 성공의 여부는 인터넷과 모바일, PC를 하나의 디바이스에서 얼마나 잘 융합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 있으며, 노키아의 오비가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인터넷포털 오비는 지도, 음악, 게임을 비롯한 콘텐츠의 공유와 연동을 지원하는 서비스로, PC와 휴대폰 양쪽에서 사용할 수 있다. 콘텐츠 공유 기능은 2007년 노키아가 인수한 티왕고(Twango)의 기술에 기반한 서비스로, 동영상과 음악, 사진 등 100여종 이상의 포맷을 지원한다. 뮤직 스토어와 지도 서비스는 개별적으로 제공됐으나 현재 오비에 통합이 추진되고 있다.

특히 오비 상의 지도와 음악, 게임 서비스는 PC와 휴대폰간에 가장 빈번한 연동이 이루어지고 있어 향후 노키아의 수익모델로 주목을 받고 있다. 노키아는 음악과 게임 내려받기, 도시안내지도 구입 등과 같은 트랜잭션 기반의 서비스로 수익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노키아는 1억명의 휴대폰 이용자의 소비습관을 수집하여 이를 토대로 타겟 광고를 제공하고 추가 수익을 창출할 방침이다.

최근에는 모바일 광고 마케팅 솔루션을 단일 플랫폼으로 통합하기 위한 노키아 광고 연합(Nokia Advertising Alliance)을 결성해 광고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는 모바일 쿠폰과 위치기반 타겟형 광고, 이미지 인식 등 다양한 기술이 추가됐다. 노키아는 6월부터 모바일 콘텐츠 사이트인 모시(Mosh)에 광고 서비스를 확대해 광고 수익 모델을 구체화 하고 있다.

◆제휴 전략 통한 우호세력 구축

노키아의 서비스화 전략은 이동통신사의 협조없이 불가능하다. 오비는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포털에 경쟁적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노키아의 모바일 인터넷포털 구현이 어렵지 않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노키아가 2007년 10월 스웨덴 지배적 사업자인 텔레포니카와 오비 제공에 대한 제휴관계를 체결한 데 이어 2007년 11월 보다폰, 2008년 5월 T모바일과 오렌지, 6월 Telenor와 제휴를 맺는 등 오비 모바일 인터넷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강력한 우호세력을 구축하면서 이러한 목소리는 잦아들고 있다.

특히, 보다폰은 영국에 본거지를 둔 유럽 최대의 이동통신사로 27개국에 이동전화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노키아는 보다폰과의 제휴로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아태지역 등 27개국 노키아 휴대폰 사용자에게 오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미국 이동통신사와의 전략적 제휴는 아직 미지수다. 애플이 이미 아이폰을 통해 유무선 통합 서비스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키아가 단말을 할인하고 이동통신사와 수익을 분배할 경우 미국 시장 진출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미국 이동통신사들이 수익 창출 기회를 마다할 리 없기 때문이다.

노키아는 이통사와의 제휴를 통해 오비 포털을 확대할 수 있게 됨으로써 서비스화 전략을 본격화 할 수 있게 됐다.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꾸준한 이용자의 방문과 수익 창출이 병행되어야 한다. 노키아는 오비의 이용자 유입을 촉진시키기 위해 음악 콘텐츠에 승부를 걸고 있다. 애플은 아이튠스를 통해 아이폰과 아이팟 사용자의 폭발적인 증가를 유도했고, 이를 통해 온라인 음반판매 2위 사업자로 등극하며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노키아도 이러한 애플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이다.

노키아는 자사 고성능 휴대폰을 구입한 고객에게 1년 동안 다양한 인기 음악을 무료로 다운받아 노키아 휴대폰이나 PC에서 들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오비 서비스의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무료 모바일 음악 서비스 'CWM(Comes With Music)'은 2008년 하반기 일부 시장에서 공개될 계획이며, 가입자들은 유니버설 뮤직과 소니 BMG, 워너뮤직의 음악들을 1년 동안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노키아는 무료 모바일 음악 서비스를 통해 오비 이용자 기반 마련뿐만 아니라 매출도 기대하고 있다.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모바일 타겟 광고를 통해 매출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노키아는 음악 외에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최근 위치기반 SNS 업체인 Plazes를 인수하고 세계 최대규모의 모바일 콘텐츠 제공업체인 이탈리아 Buongiorno와 수익분배 조건으로 제휴를 체결해 12개국에 모바일 인터넷 사업을 확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Analysis : 진정한 승부수는 '심비안 개방'

노키아는 음악과 게임, 지도 서비스를 통한 수익 모델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 노키아가 노리고 있는 서비스 모델은 애플의 앱 스토어(App Store) 모델이다.

애플리케이션의 마켓플레이스인 앱 스토어는 서비스 개시 사흘만에 1천만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전체 다운로드 건수의 10%만 유료로 가정하더라도 프로그램 평균 가격이 4.99달러임인 점을 감안하면 사흘동안 500만 달러의 판매 실적을 거둔 셈이다. 특히, 앱 스토어는 애플의 생태계를 형성하고 매출 확대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노키아가 탐을 내는 서비스 모델이다.

노키아는 앱 스토어의 잠재력을 예견하고 기존 오비 포털에 애플리케이션 콘텐츠 거래 서비스를 추가하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노키아는 지난 6월 심비안의 개방을 선언하면서 그 실마리를 제시했다. 노키아는 자사가 대주주로 참여해온 심비안 모바일 OS를 무료로 개방하고, 이를 통해 써드파티 애플리케이션의 개발을 촉진시키겠다는 발표했다.

노키아는 심비안 참여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나머지 52% 주식을 약 4천250억원에 인수하고 2009년 재단을 설립해 완전 무료화 할 예정이다. 노키아는 심비안 기반의 써드파티 애플리케이션이 증가하면 이를 모바일 포털에 추가해 애플의 앱 스토어와 한판승부를 벌이겠다는 전략이다.

노키아의 심비안 개방 발표는 이동통신사와의 이해관계 조정 이슈로 인해 안드로이드의 출시가 지연되고 있는 구글 진영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모바일 OS 시장의 60%를 장악하고 있는 심비안이 개방화 되면 개발 생태계가 단기간내 조성되어 안드로이드를 견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키아는 심비안 개방을 통해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대한 반격은 물론 애플의 아이폰과 유사한 비즈니스모델을 적용할 때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면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또한 고객의 주도권 획득도 서비스 업체로 변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 중 하나이다.

국내 단말 제조사들도 이러한 노키아의 변신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새로운 모바일 환경의 변화에 대처해야 할 것이다. 즉, 마케팅 경쟁을 통한 단말기 판매에만 치중하지 말고 서비스와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컨버전스 업체로 거듭나야 한다. 애플의 아이폰과 구글의 안드로이드 탑재폰 등이 국내에 입성할 날도 멀지 않았으며, 이들 단말이 국내에 도입될 경우 국내 단말 제조사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노키아의 휴대폰이 모바일 포털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와 함께 제공될 경우 국내 휴대폰 제조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취약해질 것이다.

※참고자료

[1] Business Week, "Nokia Tires Apple's Tune", 2008.7.1.

[2] Telephonyonline, "Can Ovi improve on the walled garden?", 2008.3.31.

[3] Cellular News, "T-Mobile Agrees to Support Nokia's Ovi Mobile Content Platform", 2008.5.2.

[4] Telecoms.com, "Nokia boosts web services plan with Trolltech buy", 2008.1.28.

[5] NetworkWorld, "Nokia Buys Symbian: Gunning for the iPhone and More", 2008.6.30.

[6] FOXBusiness, "Nokia Welcomes Warner Music Group to Comes With Music", 2008.7.1.

[7] Nokia 홈페이지.

[8] 아이뉴스24 DB.

안희권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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