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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장 '블리자드 파문'에 샨다-엔씨 '어부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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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가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서비스를 더나인에서 넷이즈로 이관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관련된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가장 큰 피해가 불가피한 곳은 역시 기존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서비스를 중국에서 담당했던 더 나인. 지난 2008년 4분기에 달성한 순이익 5억7천600만 위안(한화 1천400억원) 중 90% 이상이 '월드오브워크래프'로 인한 것일만큼 블리자드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나스닥 상장기업인 더나인의 주당 가격은 통상 13~14달러를 유지하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서비스 판권 상실 가능성이 언급된 14일부터 급락하기 시작했고 지난 16일(현지시각), 전일대비 10% 가량 하락한 8.96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세계 1위 온라인게임인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서비스 판권을 6월부터 이어받는 넷이즈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점쳐지는 상황이나 나스닥에 상장된 넷이즈의 주당 가격은 16일, 종가기준으로 전일대비 2.01% 하락한 30.80달러로 마감했다.

블리자드와 넷이즈의 판권 이전 공동발표가 미국 증시 개장시간에 맞춰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온 것. 이는 넷이즈가 판권확보를 위해 상당한 '출혈'을 감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서비스 이관이 순탄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넷이즈는 3년간의 서비스 판권 확보의 대가로 계약금 2천900만 달러를 지급하고 현지 시장에서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매출 중 50%를 블리자드에 제공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금도 계약금이지만 게임을 수입, 서비스하는 중국 게임사가 매출의 25%를 해외 개발사에게 지급하는 관행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파격적인 계약조건이다.

여기에 더해 블리자드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것도 양사의 전격적인 제휴에 앞서 타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말이 좋아 '합작'이지 넷이즈가 블리자드의 입성을 위해 거의 모든 비용을 부담하며 '양탄자'를 깔아주는 형국이다.

더욱 큰 문제는 기존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중국 이용자들의 데이터 베이스를 기존 서비스사인 더나인으로부터 순조롭게 이관받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더나인이 확보하고 있는 이용자 데이터베이스는 법적으로 더나인의 소유. 넷이즈가 이를 이관받지 못할 경우 기존 이용자들은 새롭게 회원가입을 해 처음부터 게임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는 캐릭터 육성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며 커뮤니티의 비중이 절대적인 MMORPG의 특성 상 '재앙'에 가까운 상황이다.

중국 17173닷컴(www.17173.com)이 중국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이용자 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70%에 가까운 이용자들이 "데이터 베이스 이전이 이뤄지지 않아 게임을 처음부터 해야 할 경우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대표가 넷이즈와의 합작을 발표하면서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중국 서비스가 순조롭게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러한 상황 때문.

더나인이 참담한 미래를 맞이하게 됐고 넷이즈가 향후 전망을 선뜻 낙관하지 못할 상황에서 샨다는 '어부지리'를 기대할만한 상황이다. 현지 분위기 상 오는 6월 8일로 예정된 서비스 이관 이전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최신 확장팩 '리치왕의 분노'가 업데이트될 가능성이 사실상 전무하기 때문이다.

샨다가 새로운 주력게임으로 밀고 있는 '아이온'의 가장 큰 경쟁작이 당분간 무력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더나인과 넷이즈의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지난 16일, 샨다의 주가는 전일 대비 3달러 상승한 53.50달러에 장을 마감하며 '어부지리'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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