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PC 업체 휴렛패커트(HP)가 팜을 12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팜은 스마트폰 업체로 '팜 프리' 등이 대표적인 제품이며 자체 운용체계(OS)인 '웹 OS'와 약 2천여개의 애플리케이션이 등록된 앱스토어 '앱카탈로그'를 보유하고 있다.
HP는 팜을 인수함으로써 고전 중인 스마트폰 및 모바일 기기 사업을 보강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특히 자체 하드웨어 뿐 아니라 OS 및 앱스토어를 보유한 애플 등 경쟁사들과 비슷한 사업모델을 구현할 수 있게 될 것으로 풀이된다.
HP도 스마트폰 및 PDA 브랜드인 '아이팩'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4년에 KT와 함께 스마트폰인 '스윙폰'을 출시하기도 했다. 현재 HP는 미국과 유럽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지속하고 있지만 인기 상품은 아니다.
아이팩 PDA의 경우 현재 국내 일반 유통 경로를 통해 판매하지 않고 공급 계약 형태로만 사업하고 있다. 그나마 인기 스마트폰들에 밀려 수요가 점차 떨어졌다.
팜 역시 아이폰과 블랙베리 등 인기 제품들에 밀려 스마트폰 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팜 프리에 탑재된 OS인 '웹OS'는 가볍고 호환성이 뛰어나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용이하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기기 보급율이 아이폰 등에 크게 떨어져 개발자들이 선호하는 플랫폼은 아니다. 플랫폼은 우수하지만 판매량이 적고 개발자 생태계를 확보하지 못해 시장성이 없는 셈이다.
모바일 기기 OS로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에만 의존하는 HP 입장에서 팜의 웹OS는 눈여겨 볼만한 대상이다. 윈도가 애플 아이폰 OS 및 구글 안드로이드 등에 비해 모바일 플랫폼으로서 악평을 받고 있는 게 사실.
이 때문에 시장성은 떨어지지만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우수한 플랫폼으로 평가받는 웹OS 수혈은 HP에 없는 모바일 플랫폼 부문을 보강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팜의 앱스토어인 웹카탈로그도 확보할 수 있게 돼 스마트폰 사업의 성공 여부를 가르는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스마트폰 사업에 뛰어든 PC 업체인 델, 에이서 등 대비 경쟁력을 확보하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경쟁사는 이미 스마트폰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PC 업계의 스마트폰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PC 업체가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든 건 물론 애플이 선두주자다. 자사 PC 기술을 스마트폰에 적용해 '손안의 PC' 개념을 심어놓은 게 애플이다. 이 같은 움직임이 다른 PC 업체들에게도 전파되고 있는 셈이다.
휴대폰 업체 노키아의 경우 거꾸로 넷북 시장에 진출했다. 휴대폰과 PC가 점차 닮아가고 있음을 제시해주는 현상들이다.
HP 역시 세계 1위 PC 업체인 만큼 축적된 PC 기술에 팜 인수를 통해 보강한 모바일 플랫폼 기술을 융합해 애플에 대항할 모바일 강자로 거듭나겠다는 속내로 풀이된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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