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가 팜(Palm)을 12억 달러에 인수했다. HP는 팜의 주가에 23%의 프리미엄을 반영한 주당 5.70달러, 총 12억 달러 현금가에 인수하기로 했다.
토드 브래드리 HP 부사장은 "스마트폰 시장은 매우 큰 시장이며, 이익률이나 성장률 측면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며 "이번 팜 인수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HP가 선두 기업으로 두각을 나타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팜 인수전에는 델을 비롯해 HTC, 화웨이, 레노보 등이 뛰어 들었다. HTC와 화웨이는 최근 인수 효과가 낮다고 판단해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이런 상황에서 HP가 전격적으로 팜을 인수했다.
HP의 팜 인수는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차세대 먹거리를 찾으려는 HP의 승부수로 평가된다.
HP는 노트북 PC 외에 아이팩(iPaq)이란 모바일 기기 사업을 보유하고 있으나 고성능 스마트폰이 대거 등장하면서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 졌다. 이에 따라 HP의 모바일 시장 영향력도 크게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HP는 이런 위기를 PDA폰의 강자이며, 웹OS란 혁신적인 모바일 플랫폼을 지닌 팜이란 업체를 인수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것.
팜은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매우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팜은 인기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내세운 애플과 기업용 스마트폰으로 명성이 자자한 블랙베리 제조사인 리서치인모션(RIM), 휴대폰 업계의 강자인 노키아 등에 밀려 3위권 밖으로 내몰린 지 오래다. 최근에는 안드로이드 플랫폼까지 가세해 팜의 입지를 더욱 흔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팜 매니아들은 여전히 팜에 기대를 걸고 있다. 팜의 모바일 플랫폼인 웹OS는 개발자로부터 가볍고 호환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웹OS를 장착한 고성능 휴대폰 '팜프리'와 '팜 픽스'가 본격적으로 출시되고 있다.
HP가 갖지 못한 고성능 스마트폰 기술을 팜 인수로 확보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미흡하지만 2천여 개의 애플리케이션이 등록된 팝의 앱스토어인 웹카달로그도 HP의 모바일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일익을 담당할 수 있다.
HP가 팜의 기술과 생태계, 그리고 자사 자금력과 글로벌 유통망을 잘 결합시킬 경우 충분히 상승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
HP는 팜 인수 후 스마트폰 사업보다는 애플 아이패드처럼 태블릿 PC 시장 공략에 더 치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블릿 PC는 넷북과 달리 일반 소비자 시장과 함께 법인 시장도 함께 공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애플 아이패드 등장 이후 태블릿 PC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태블릿 PC의 시장 잠재력도 매우 큰 편이다.
최근 HP는 윈도 7 기반의 태블릿 PC인 슬레이트를 선보였으나 애플 아이패드에 밀려 주목을 받지 못했다. HP가 스레이트에 팜의 웹OS를 플랫폼으로 접목할 경우 아이패드와 충분히 한판승부를 벌일 수 있을 것이다.
HP가 팜 인수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시장이 어떻게 재편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안희권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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