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가 국내 통신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재판매(MVNO) 사업을 하는 데 있어 어느 수준의 진입장벽을 만들지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재판매 사업을 하는데 필수적인 도매제공 의무사업자 지정 범위를 두고, SK텔레콤만으로 한정할 것인지 아니면 KT나 LG텔레콤까지 확대할 것인 지 논의중이다.
방통위 MVNO 전담반은 MVNO 도매제공 의무사업자 범위를 이동전화분야 시장지배적사업자인 SK텔레콤으로 한정하는(안)을 만들었지만, 상임위원 간담회에서 시장경쟁을 활성화하려면 KT와 LG텔레콤 모두 의무제공사업자가 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돼 재논의하기로 했다.
도매제공의무사업자란, 다른 기업(MVNO사업자)의 요청이 있을 때 반드시 자신의 통신서비스를 도매로 제공해야 하는 사업자다.
SK텔레콤 뿐 아니라 KT나 LG텔레콤도 의무제공대상이 되면 통신시장의 경쟁을 활성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자칫 너무 많은 사업자가 나와 소비자 보호 등에 있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또한 오는 9월 시행되는 '전기통신사업법(MVNO법)'에 따르면 굳이 도매제공 의무대상 사업자를 KT나 LG텔레콤으로 확대하지 않아도, 상호접속규제 완화를 통해 일정 규모를 갖춘 재판매업체(MVNO)는 실질적으로 이통3사의 망 모두를 기간통신사업자와 같은 조건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별정통신 등 MVNO(재판매) 준비 사업자들은 일단 SK텔레콤 뿐 아니라 KT나 LG텔레콤도 의무제공사업자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외보다 재판매 사업을 늦게 도입한 마당에 초기에 재판매 업체들이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으려면 이통3사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통해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새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27일 "지난 번 간담회에서 논의했지만 (KT나 LG텔레콤으로 확대할 지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면서 "의무제공대상사업자의 확대 여부는 앞으로의 논의대상"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방통위는 MVNO 의무제공 사업자 확대여부와 관련 KT와 LG텔레콤에 의견서를 제출할 것을 요청한 상태다. 이를 감안했을 때 6월 초·중순 경 위원회에 상정될 전망이다.
한편 방통위 MVNO 전담반은 MVNO 서비스 제공범위를 이동통신(2G나 3G)뿐 아니라 와이브로를 포함해 데이터나 무선인터넷까지 확대하는 안(전기통신사업법시행령안)을 올렸다.
하지만 관련 고시에 담길 도매대가 산정기준에 대해서는 리테일마이너스(소매가 할인)를 기준으로 하기로 했을 뿐, 회피비용 등 핵심 쟁점은 확정하지 않았다.
MVNO 준비업체 관계자는 "업체 난립을 막는 선에서 통신시장의 서비스 경쟁을 활성화하려면 진입문턱을 확 낮춰야 한다"면서 "일정 설비를 갖추고 독자적인 비즈 모델을 추구하는 사업자와 단순 재판매 사업자와의 소매대가 할인율은 상당부분 차이가 나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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