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가 지난 2004년과 2009년에 이어 또다시 병가를 냈다. 그러나 정확한 병명이나 병가 기간이 밝혀지지 않아 애플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아침 자신의 병가에 대해 애플 직원들에게 e메일을 보냈고, 애플은 이를 공개했다.
스티브 잡스는 여섯 문장으로 된 이 e메일에서 "이사회가 병가를 허락했으며 건강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스티브 잡스는 과거에도 두 번 병가를 낸 바 있다. 2004년에는 췌장암 수슬을 받았고, 2009년에는 간이식수술을 받았다.
◆"애플 CEO 직과 주요 정책 결정은 계속"
스티브 잡스는 "애플 CEO로서의 역할은 계속할 것이며 중요한 정책 결정에도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애플을 많이 사랑하고, 가능한 한 빨리 복귀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의 부재 중에 회사는 최고운영책임자(COO)인 팀 쿡이 이끌어갈 것이라고 스티브 잡스는 덧붙였다. 2004년과 2009년에 스티브 잡스가 병가를 냈을 때도 팀 쿡 COO가 회사를 이끈 바 있다. 팀 쿡은 당시 그 역할을 무난히 소화해냄으로써 애플의 향후 리더로 부상했다.
스티브 잡스는 "팀과 다른 임원들이 2011년에 해야할 중요한 일들을 잘 이끌어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애플 행보의 불확실성 대한 우려 확산
CEO 직을 유지하고 중요한 정책 결정을 직접할 것이라고 밝혀 큰 병은 아닐 것이라는 짐작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더 이상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팀 쿡을 중심으로 한 경영진이 2004년과 2009년에도 잡스의 빈 자리를 어느 정도 잘 메웠다고는 하지만 여느 기업과 달리 애플의 경우 스티브 잡스의 위상이 거의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잡스는 거의 애플과 동의어이며,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의 성과 또한 잡스와 거의 동의어라 할 수 있다.
한 전문가는 "스티브 잡스가 자신의 병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리지 않으면 호사가들이 많은 상상을 하게 되고 지난번에도 그게 문제였다"며 "투자자들도 걱정할 것이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애플이 그의 건강상태에 대해 더 자세히 알려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요한 회사의 CEO 건강문제에 대해 투자자가 알아야 할 권리가 개인의 프라이버시에 뒤지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스티브 잡스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는 문장을 썼다.
한편 애플은 18일에 4분기(애플 회계년도로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며, 스티브 잡스는 19일에 언론재벌 루머트 머독과 함께 아이패드 전용신문 '더 데일리' 창간 발표를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일정은 지난주 구독 시스템 정비 문제로 연기된 바 있었다.
스티브 잡스의 병가 소식 이후 애플 주가는 떨어졌다. 미국의 경우 17일이 마틴 루터 킹 데이로 휴일이어서 주식시장이 문을 열지 않았지만 독일 시장에서 애플 주가는 7.3% 떨어져 거래됐다.
/캘리포니아(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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