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호기자] 두유값을 서로 짜고 올린 유명 업체 3곳이 당국에 적발됐다.
이번 두유값 담합은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서민생활 밀접품목 조사를 착수한 이후 나온 첫 적발 사례로 이후 타 업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위원장 김동수, 공정위)는 27일 두유가격을 공동으로 인상하고 '덤 증정'을 제한하기로 합의한 정식품, 삼육식품, 매일유업 등 3개 업체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각각 99억, 15억, 17억원 등 과징금 131억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업체들은 지난 2007년말부터 두유의 원재료인 '대두' 가격이 80%가량 상승하자 2008년 2월과 11월 각각 두 차례에 걸쳐 서로 공모해 두유가격을 10%~11%(출고가기준)씩 인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정식품의 베지밀A/B 출고가격은 담합 전 230원에서 300원으로, 삼육식품의 삼육두유는 221원에서 287원, 매일유업의 뼈로가는칼슘두유는 300원에서 330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특히 정식품은 올해 2월 중순에도 원가상승을 이유로 두유제품 가격을 인상하기로 계획했다가 이를 최근 철회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이들은 2008년 11월부터 2009년 3월경까지 덤 증정을 제한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지키지 않을 경우 해당 판매점에서 퇴출시키기로 하는 등 조직적인 불공정 행위를 일삼았다.
◆서민생활 품목 '두유' 첫 담합 적발...커피·과자 등 '나 떨고 있니?'
두유 시장은 이들 상위 3개사가 전체 시장의 82%(정식품-44%, 삼육식품-24%, 매일유업-14%)를 점유하는 과점시장으로 구조적으로 담합 등 불공정 행위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으로 받아왔다.
공정위 신영선 시장감시국장은 "두유제품은 기능의 차이가 크지 않아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하고 특정 기업이 단독으로 가격을 인상할 경우 매출 감소의 부담이 매우 커 담합해 가격인상을 추진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신 국장은 또 "과점 시장에서 일단 가격이 인상되면 원재료 가격이 하락해도 가격이 쉽게 내려가지 않는다"며 "특히 두유는 노인과 어린이들이 주소비층이기 때문에 담합을 통한 가격인상으로 인한 피해가 더 크다"고 덧붙였다.
이번 두유 가격 담합인상은 김동수 공정위원장이 취임 후 지난 1월 조직개편과 함께 '가격불안품목 감시·대응 태스크포스(TF)'을 발족한 이후 내 놓은 첫 적발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은 "일부 가공식품 분야에 상당품목이 담합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받았다"며 "가급적 빨리 처리할 것"이라고 언급해 무더기 담합 적발이 예고됐었다.
공정위는 최근까지 정유사를 포함해 밀가루, 두유, 컵커피, 과자 등 음식료와 김치, 단무지 등 반찬류, 주요 생활필수품에 대한 조사를 벌여왔다.
이와 관련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아직 추가적인 적발 사례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해 주기 어렵다"면서도 "원재료가격이 상승해도 독자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면 상관이 없지만 서로 담합해 가격을 올렸다며 이는 명백한 법 위반행위로 철저히 조사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해 향후 곡물 등 가공식품 업체들의 담합에 대해 추가적발 사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진호기자 jhju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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