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장마가 물러가고 전국에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면서 보건당국이 열사병과 일사병에 대해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1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4년간 '열사병 및 일사병에 관한 심사 결정자료'를 토대로 월평균 환자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매년 평균 1천294명의 환자 중 1천12명(78.2%)이 7∼8월에 집중됐다고 18일 발표했다.
특히 지난해 기준 월별 진료인원을 살펴보면 날씨가 더운 5~9월을 제외하면 약 20명 내외이나, 8월에는 최고 1천36명을 기록하는 등 기온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40세 이상에서 75.1%, 40대 17.1%, 50대 20.9%, 60대 17.9%, 70세 이상 19.2%의 점유율을 보였다.
일사병과 열사병은 흔히 같은 질환으로 혼동하는 경우가 있지만, 명백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 알고 대비해야 한다는 게 심평원 측의 설명이다. 가장 큰 차이는 일사병은 체온변화가 크지 않지만 열사병은 고열을 동반한다는 점이다.
우선 일사병은 더운 공기와 강한 태양광을 오래 받아 우리 몸이 체온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 생기는 질환이다. 수분과 전해질 소실에 의해 무력감·현기증·심한 두통을 동반하고, 피부는 차갑고 촉촉하며 체온의 변화가 크지 않다.
일사병의 응급처치 방법은 서늘한 곳을 찾아 환자를 눕힌 후 의복을 느슨하게 하고, 물이나 이온음료 등의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해준다. 단, 의식이 없을 때는 아무것도 섭취해서는 안 된다.
반면 열사병은 집중호우와 폭염으로 인한 지속적인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몸의 열을 내보내지 못할 때 발생한다. 특히 무덥고 밀폐된 공간에서 일하거나 운동할 때, 심신 허약자, 노인, 심장병·당뇨병 등 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게 자주 발생한다. 체온조절 중추가 정상 작동되지 않아 고열과 함께 의식 변화를 동반하며 혼수상태에 빠지기 쉽다.
또 고열로 얼굴이 창백해지고 식은땀이 나며 탈진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증세가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질병이다.
열사병 증세가 나타나면 최대한으로 빨리 환자의 체온을 낮춰야 한다.
환자의 옷을 벗기고 찬물로 온몸을 적시거나 얼음이나 알코올 마사지와 함께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을 쏘이면서 신속히 병원으로 후송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의식의 저하가 있는 경우 구강 수분섭취를 하면 폐로 흡입돼 오히려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물이나 이온음료를 먹이지 말아야 한다.
황재택 심평원 상근심사위원은 "열사병과 일사병을 예방하려면 기상 정보를 숙지해야 한다"며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가급적 야외활동을 삼가고 실내온도를 적정수준으로 유지해 바깥과의 온도 차가 크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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