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최종 투표율 25.7%로 유효 투표율 33.3%를 채우지 못하고 좌초된 것에 대해 한나라당은 '사실상 오세훈 시장의 승리'라고 평가했지만 야권은 한나라당과 오세훈 서울시장에 '반성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은 주민투표가 완료된 후 "오늘의 투표 결과를 개함하지 못하게 된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며 "이는 전적으로 반민주적·반헌법적 투표 방해를 한 민주당 등 야당의 책임"이라고 책임을 민주당에 돌렸다.
김 대변인은 "작년 교육감 선거 시 곽노현 교육감의 득표수보다 64만명 더 많은 시민들이 투표했고, 재보궐 선거 투표율에 비해 높은 수준의 투표율, 2010년 6월 오세훈 서울시장의 득표율에 비춰보면 오세훈 안을 지지하는 서울시민의 의사는 명확히 확인된 것"이라며 "사실상 오세훈 시장의 승리"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착한 시민들의 착한 거부가 나쁜 시장의 나쁜 투표를 결국 이겨냈다"고 논평했다.
이 대변인은 "정부 여당과 한나라당의 도를 넘는 탈법, 불법 투표 운동 때문에 다소 우려했지만 결과는 사필귀정"이라며 "소중한 이번 오세훈 주민투표는 명분과 도의도 없고 시대 흐름이나 국민 요구와도 역행하는 것이어서 오 시장의 패배는 예견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결국 정치인 한 사람의 이기적인 판단 때문에 엄청난 이념적 갈등과 사회적 혼란, 또 경제적 비용을 치러야 했다"며 "오세훈 시장은 응분의 책임을 확실하게 져야 한다. 정부와 한나라당에도 대오각성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선진당 임영호 대변인은 주민투표가 유효 투표율을 채우지 못한 것에 대해 "한나라당과 민주당 어느 편에도 확실한 지지 의사를 보여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 대변인은 "서울시민이 보여준 무관심과 침묵이 한나라당과 민주당에게 보내는 가장 큰 경종"이라며 "투표 불참은 양당의 이전투구에 대한 무관심의 표출이지 결코 민주당의 '무상 포퓰리즘'을 지지해서가 아니다"고 민주당에 경고를 보냈다.
진보정당들은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을 한 목소리로 환영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서울시민의 힘으로 우리 아이들의 차별 없는 한 끼 밥을 지켜줄 수 있게 됐다"며 "서울시민의 승리이자 무상급식이 정당성을 새삼 확인한 계기"라고 말했다.
우 대변인은 "친서민 복지 정책의 상징이 돼 버린 무상급식을 전면 실시하라는 것이 서울시민의 뜻"이라며 "민심을 거스르고 시대적 대세 흐름을 가로 막는 정치세력은 그 누구라도 오늘 주민투표함의 신세처럼 철저히 버려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보신당 강상구 대변인 역시 "오세훈 시장이 직을 걸었음에도 투표율이 미달한 것은 서울시민이 오세훈 시장을 심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며 "아울러 주민투표를 적극 지원한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도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강 대변인은 "정부 여당은 보편적 복지를 향한 국민들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국정 기조를 전면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국민들의 심판은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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