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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하이닉스 인수 도전…10년만의 주인 찾기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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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협상 및 신주발행 절차 등 변수 남아있어

[김지연기자, 권혁민기자] 하이닉스 인수전에 결국 SK텔레콤이 단독으로 응찰했다. 하이닉스가 10년만에 새 주인 찾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SK텔레콤은 따르면 입찰 마감 시한인 오후 5시를 앞두고 채권단을 통해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SK텔레콤은 하이닉스 인수에 대한 뚜렷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지난 8일 검찰이 SK그룹 최태원 회장와 최재원 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비자금 의혹을 빌미로 압수수색에 들어가면서 인수 문제가 재검토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이날 오후 3시 하이닉스 인수 본입찰 참여 여부를 논의할 이사진 간담회을 열며 본입찰 참여 의지를 내비쳤다.

인수전에 참여키로 했던 STX가 지난 9월 인수를 포기하면서 사실상 하이닉스 매각은 SK텔레콤 단독 입찰 구도가 형성됐다.

그러나 그 와중에 우여곡절도 많았다.

채권단이 구주를 많이 인수하는 쪽에 가산점을 주려 한다는 입장이 알려지면서 채권단이 매각에 따른 달콤한 열매를 독식하려 한다는 비난이 일었고, 인수 의사를 밝힌 기업들도 불만을 갖게 된 것.

게다가 STX의 인수 포기 선언 이후 외환은행 등 하이닉스 채권단은 특혜 의혹을 해소하고 경쟁 입찰을 유도한다는 방침을 내세워 입찰일을 두 차례나 연기했다.

◆하이닉스, 안정적 투자 원군 확보 가능

아직 가격 협상이라는 절차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예정대로 하이닉스가 SK텔레콤 품에 안길 경우 반도체 업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하이닉스로서는 든든한 대주주를 통해 안정적인 투자 기반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매년 수조원 가량의 엄청난 투자가 뒷받침돼야 하는 반도체 시장의 특성상, 그동안 안정적 투자 재원 확보가 아쉬웠던 하이닉스에게 SK텔레콤의 입찰 참여는 단비와도 같은 소식이다.

SK텔레콤의 막대한 자금력을 내세워 하이닉스의 미세공정 전환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하이닉스는 이번 4분기 내 20나노급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초 양산을 진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SK텔레콤의 인수로 안정적 양산 기반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하이닉스는 D램 미세공정 전환과 관련 연말까지 30나노급의 비중을 40%까지 늘리는 데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6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SK텔레콤과 삼성전자와의 관계도 복잡한 양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현재는 양사는 단말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라는 공생 관계에 놓여있다. 하지만 하이닉스 인수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경쟁상대가 된 이상, 삼성전자로서는 뜻밖의 복병을 만난 셈이다.

그동안 통신과 반도체 시너지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이 향후 직접 스마트폰과 태블릿 제조 사업에도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스마트 기기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를 쥐게 됐고, 그간 단말기 사업도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SK텔레콤 입장에서는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인수 확정까지는 여전히 넘을 산 많아

SK텔레콤이 하이닉스 인수를 최종 확정짓기까지는 아직 거쳐야 할 절차가 남아있다.

인수 프리미엄을 반영한 가격 협상과 신주 발행 가격과 규모 등 인수 과정에서 채권단과 협의해야 할 사항이 많기 때문이다.

업계는 매각 절차 마무리를 오랫동안 기다려 왔던 채권단이 매각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고, SK텔레콤 역시 고심 끝에 입찰에 응한 만큼 양측이 인수 가격에 대해 합리적인 조율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정대로 매각 절차가 내년 초 마무리될 경우 하이닉스는 '대주주'라는 새로운 성장 엔진을 달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10% 이상 급락세를 걸었던 하이닉스의 주가는 이날 장 마감 직전 SKT 이사진 간담회 개최 소식이 알려지면서 상승세로 반전해 전일대비 2.49% 하락한 2만1천500원에 마감했다. SK텔레콤 역시 전일 대비 5.23% 하락한 14만5천원에 마감했다.

김지연기자 hiim29@inews24.com, 권혁민기자 hm071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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