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남기자] 금융통화위원회가 11일 오전 본회의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올해 추진하려는 금리 정상화가 사실상 어렵게 됐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초순 김중수 한은 총재는 금통위를 마치고 올해 기준금리를 한차례 더 인상, 금리 정상화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통위는 당시 기준금리를 0.25% 올려, 3.25%로 결정한 이후 지난 10월까지 4개월 연속 동결했다.
이는 8월 미국 신용등급 하락에 이어 9, 10월 그리스 재정위기가 불거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타격을 받은데 따른 것이다.
실제 지난 10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전월대비 3조2천억원이 늘면서 지난 9월(6천억원) 대비 433%(2조6천억원) 급증하는 등 지난 2분기 말 현재 900조원에 육박하는 등 기준금리 인상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또 10월 은행의 기업대출(원화)도 기업의 자금수요 증가와 은행의 대출확대 노력 등으로 9월(4조8천억원)보다 54%(2조6천억원) 상승한 7조4천억원을 기록했다.
◆가계 대출 빠르게 늘어 인상에 걸림돌...2분기 말 900조원 육박
올해 우리나라가 사상 처음으로 교역 1조달러 달성이 확실시 되지만, 금리를 인상할 경우 무역 중심의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고 있는 수출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최근 이탈리아의 재정위기가 불거지면서 유로존 사태가 내년 본격화, 글로벌 경기가 이중침체(더블딥) 빠질 수 있다는 전망도 금리 동결 쪽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유로존 사태로 지난달 중소기업대출은 9월(1조7천억원)대비 158.82%(2조7천억원) 급증한 4조4천억원으로 파악됐다. 다만, 대기업대출은 운전자금수요 증가, 일부 기업의 유동성 확보 노력 등으로 9월(3조1천억원)과 같았다.
코스피는 10월초 그리스 국가부도 우려로 1,667(5일)까지 하락했으나 유로지역 국가채무문제 해결 기대과 미국 경제지표 개선 등으로 빠르게 올라 월 말에는 1,900선을 회복했으나, 최근 들어서도 여전히 등락을 보이는 등 유로존 여파를 반영하고 있다.
다만, 전년대비 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3%대로 처음 떨어졌으나, 아직도 고물가라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 인상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올 들어 물가상승률은 지속적으로 4%대를 기록했으며, 지난 8월에는 5.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3.9%로 올 들어 처음 3%대로 내렸으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팽배한 만큼 이번에 금통위가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고 금융권은 내다봤다.
우리은행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 물가가 안정되고 있으나 대외 악재에 우리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어 금통위가 쉽게 금리를 인상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올해 금리 인상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금통위는 내년 상반기에나 금리를 인상할 수 있겠지만, 이마저도 유로존 상황에 대한 해결책이 나와야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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