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성기자] 연간 마케팅비 총액이 매출의 20%를 넘기면 안된다는 방송통신위원회의 규정을 통신업체들이 단 한번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통신3사의 연간 실적과 증권가 전망치를 종합한 결과 통신3사는 방통위의 '매출액 20% 한도 마케팅비 총액규제' 가이드라인을 모두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방통위는 지난 2010년 5월 '소모적 마케팅비용을 억제하고 이를 요금인하 및 설비투자를 통한 경쟁력에 확보하라'며 마케팅비 총액 규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규제 발표 원년인 2010년은 예외적으로 매출의 22%까지 인정하기로 했고 이후 년도부터는 마케팅비가 매출의 20%를 초과하지 말도록 규정해뒀다.
하지만 통신3사는 2010년에 이어 2011년에도 이 규정을 단 한 곳도 지키지 않았다.
SK텔레콤의 경우 2011년 연간 지출한 마케팅수수료는 3조2천550억원이다. 이중 방통위가 제외하겠다고 밝힌 광고 선전비를 제외하면 3조42억3천600만원으로, 전체 매출의 23.6%를 차지한다.
LG유플러스 역시 2011년 한 해 1조5천136억원을 마케팅비로 썼으며 이 중 광고선전비 2천182억원을 제외한 1조2천954억원은 이 회사 2011년 연간 매출의 23% 정도에 달하는 금액이다.
6일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KT 또한 마찬가지 상황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KT의 경우 지난 해 수준의 집행 실적인 2조원 가량을 마케팅비로 사용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통신3사 모두 2010년과 동일한 수준의 마케팅비를 사용했다"고 평가했다.
◆3사 모두 방통위 가이드라인 어겨
지난 해 3월8일 이석채 KT 회장,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통신3사 CEO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오찬을 갖고 2011년 마케팅비용을 2010년 대비 20% 가량 줄인 6조원(3사 통합) 수준으로 절감하겠다고 약속했다. 2010년에는 통신3사가 7조5천억원의 마케팅비를 지출했었다.
3사 CEO는 "뺏고 빼앗는 경쟁을 일삼기 위해 보조금을 가입자 손에 쥐어주는 마케팅 경쟁은 통신 서비스의 질적 성장을 방해하고 이익 악화로 인해 요금인하나 설비투자 등도 저해한다"면서 "소모적인 마케팅 경쟁을 최대한 지양하고 요금 및 서비스, 설비 경쟁을 통한 본원적 경쟁력을 키워나가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2011년 연간 실적이 발표되면서 확인된 3사 CEO의 약속은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2011년 마케팅비는 3사 통합 6조8천억원 규모로 6조원 규모로 줄이겠다는 약속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통신업계 고위관계자는 "2010년은 스마트폰이 급속도로 확산되면 경쟁이 격화되는 시기여서 마케팅비 총액 규제를 지킬 수 없었다"며 "2011년도에는 이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LTE마케팅이 재점화되면서 4분기 마케팅비용이 다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스마트폰 경쟁상황도 예측하기 힘든 것이었고 LTE 가입자의 가파른 증가도 예상하기 어려웠다. 실제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2011년 설정한 LTE가입자 목표는 각각 50만명에 불과했지만 두 회사 모두 이를 초과달성했다"면서 "변동이 심한 시장에서 규제보다는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했다"고 덧붙였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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