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성기자] 박인식 SK브로드밴드 사장이 도로 맨홀 뚜껑을 열고 직접 지하로 내려갔다.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위해 매설해야 하는 관로와 케이블 등 설비를 점검하기 위해서다.
SK브로드밴드는 박인식 사장이 최근 임원과 팀장들을 이끌고 서울 마포구 성산동 108-11번지 소재 맨홀 안에서 통신설비 이상 유무를 직접 점검했다고 13일 발표했다.
박 사장이 이렇게 몸소 땅속으로 내려간 이유는 최근 KT의 초고속인터넷 필수설비 임대를 둘러싸고 KT와 이용사업자(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와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필수설비 의무제공사업자로 지정돼 있는 KT가 '의무'를 다하지 않고 이용사업자들에게 각종 핑계를 대며 필수설비를 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 SK브로드밴드 측의 입장이고, KT는 제대로 투자도 하지 않으면서 남의 관로를 빌려달라기만 한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방송통신위원회가 나서서 필수설비 제공제도를 개선해 KT의 임대 상황을 보다 강력하게 규제하려고 하자 양측의 논쟁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KT는 "재벌통신사를 비호하기 위해 정책당국이 특혜정책을 펴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는 한편 이용사업자들은 아예 '필수설비 구조분리를 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하며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것.
이런 상황에서 박 사장은 필수설비 임대 및 제도 개선에 대한 SK브로드밴드의 입장을 정책당국에 어필하기 위해 이날 맨홀을 열고 지하로 내려간 것이다.
박 사장은 필수설비를 임차할 수 없는 환경에서 자사 서비스 설비 구축의 애로사항에 대한 일선 담당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사장이 직접 나서 팀장 현장체험을 하는 행사의 일환으로 기획됐다"면서 "특히 최근 필수설비 제공제도 개선을 둘러싸고 잡음이 많은 만큼 지하 현장을 둘러보고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어야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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