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박영례특파원] 포스트 PC 시대 인텔의 영향력이 예전만 같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지난해 인텔은 이같은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최근 10년래 최대 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텔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삼성전자와의 격차도 오히려 커졌다.
인텔의 인피니언 무선사업부 인수 등에 따른 관련 매출이 양측의 격차를 키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26일(현지시간) IHS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인텔이 지난해 반도체 시장 매출기준 점유율 15.6%를 기록, 최근 10년래 가장 높은 성장세와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텔의 지난해 반도체 매출은 487억달러로 전년도 404억달러에 비해 20.6% 가량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도 15.6%로 전년도 13.1%에서 2.5% 포인트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10년래 가장 높은 점유율이자 성장세라는 게 아이서플라이측 설명이다.
인텔의 최고 시장점유율은 지난 1998년 기록한 16.3%. 2000년대 들어서는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얘기다. 실제 인텔의 최근 5년간 점유율은 11.9%에서 13.9% 사이를 오갔다.
반면 인텔과의 격차를 좁히면서 추격했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점유율 등에서 제자리를 지키면서 오히려 인텔과의 격차를 키웠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반도체 매출은 285억달러로 전년 283억달러에서 0.6% 가량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에따라 삼성전자의 점유율도 전년 수준인 9.2%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2000년 3.9%에 불과하던 점유율이 2010년 9.2%까지 급증하며 1위 인텔을 위협했다.
그러나 지난해 업황 둔화 등으로 매출 증가세가 주춤해 지며 인텔 추격세도 한풀 꺾인 형국이다. 아울러 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 증가세에도 못미치는 수준.
아이서플라이는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이 당초 예상했던 성장세인 1.9%를 밑돈 1.3% 성장에 그친 것으로 분석했다.
아이서플라이는 "인텔의 지난해 매출 성장세는 반도체 상위 20개 기업 중 41.6% 성장세를 기록한 퀄컴을 제외하고는 최고 수준"이라며 "최근 위협적으로 성장해온 삼성전자의 추격을 따돌리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PC 중심의 마이크로프로세서 및 무선용 낸드플래시 등 수요가 급증한데 따른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여기에 스마트폰 등 무선시장 비중이 커지면서 M&A를 통해 시장에 적절히 대응한 게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같은 인텔 실적에는 2010년 인수한 인피니언 무선사업부의 매출이 포함된 데 따른 효과가 더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도 올해 비메모리 분야 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등 메모리분야 경쟁력을 반도체 전분야로 빠르게 확대하고 있어 올해 인텔 추격에 다시 속도를 낼 지 주목된다.
한편 미국 반도체 기업이 고른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최근 엘피다의 파산 신청 등에서 볼 수 있듯 일본 반도체 기업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미국에 본사를 둔 반도체 기업 매출은 7.5% 성장한 반면, 일본 기업 매출은 지진 등의 영향까지 더해 7.2%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워싱턴(미국)=박영례특파원 young@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