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여권 잠룡 중 한 명인 새누리당 정몽준 전 대표가 29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저는 제18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기업을 경영하고, 외교 현장에서 뛰어보고, 하나 되는 대한민국을 만들었던 경험을 살려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고 밝혔다.
정 전 대표는 ▲정치개혁 ▲사람을 살리는 경제 ▲지속 가능한 복지 ▲외교·안보 ▲교육개혁 ▲노동정책 등 국가 운영 비전을 제시하며 "이 모든 과제들은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자랑스러운 기적의 역사를 이어가기 위해 제가 가진 모든 열정을 쏟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독주체제 속에 비박(非朴) 진영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에 이어 정 전 대표가 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여권의 대선 경선 레이스는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친이계 핵심인 이재오 의원도 다음달 10일께 대선 출마 관련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들은 앞으로 전국 민생투어를 통해 지역 민심을 다진다는 구상이다. 특히 비박 진영 대선주자들은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를 고리로 연대를 모색하면서 박 위원장에 맞서나갈 계획이다.
비박 진영에서 가장 먼저 대권 도전 의사를 공식화한 김 지사는 출마 선언 직후 서울과 대구, 전북 고창을 방문한 데 이어 28~29일 1박 2일의 일정으로 부산·경남 지역을 방문하는 등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정 전 대표도 다음달 2일 호남을 시작으로 민생탐방에 나선다. 정 전 대표는 이번 전국투어의 주제를 '화합'으로 잡고 광주에서 시작해 호남 전역을 3~4일에 거쳐 돌고, 부산·울산 등으로 건너간다는 계획이다.
이재오 의원은 지난 25일 부산 민생탐방을 시작으로 대구, 충북, 전북 등을 돌며 사실상 대권 행보를 시작했다. 이 의원은 다음주까지 경남, 충청, 경기, 강원 지역을 잇따라 방문할 계획이다.
이들은 경선 룰 변경을 요구하며 박 위원장에 연일 날을 세우고 있다. 현재로서는 사실상 당을 장악한 박 위원장을 이길 수 없다고 판단, 경선 룰 변경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는 한편 '박근혜 대세론'이 더 굳어지기 전에 경쟁구도를 만들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대권 경쟁 열기를 조기에 가열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이번주 강원, 충청, 부산·경남 지역을 방문한 데 이어 앞으로 2주간 경기·인천, 대구·경북, 울산, 호남, 제주 등을 찾아 총선 공약 이행 의지를 천명하고 민생을 챙기는 데 전념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박 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가 사실상 대권행보로 인식되면서 대선 주자들 간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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