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비례대표 부정 선거 문제로 통합진보당가 위기에 처한 가운데, 위기의 원인과 해법까지 계파 간 차이가 너무 큰 모습이어서 갈등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권파인 이정희(사진) 대표는 7일 오전 지도부 회의에서 당내 진상조사위의 조사에 문제를 제기하며 오는 8일 공개 토론회를 열 것을 제안했다. 지난 5일 전국 운영위 회의에서 제안한 당 공동대표단과 경선으로 선출된 비례대표 후보자 14명의 전원 사퇴를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대표는 "실제로 파헤쳐졌어야 했던 조직적 부정이 무엇인지는 전혀 밝혀지지 않았고 말 한마디면 결백이 밝혀질 일들만 선정적인 언론의 헤드 카피로 만들어졌다"며 "이것 모두 진상조사위가 만든 것으로 정작 당원들의 소명 기회를 달라는 요구, 진실 규명 요구는 언제 실현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진상조사위는 모든 책임을 다 져야 한다. 운영위에서 현장 발의된 지도부 및 경쟁부분 비례대표 총사퇴 안건은 일방적인 진상조사위 보고서에 기초해 만들어진 여론에 기초한 것"이라며 "진상조사 보고서의 철저한 재검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진상조사위와 보고서를 재검토하기 위한 공청회 개최를 제안한다"며 "내일 오후 2시가 좋겠다. 이 토론회는 제가 당원들의 대표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현장투표에서 두 장이든 여섯 장이든 묶음 투표가 있었다는 것은 명백해 보인다"며 "이미 무효된 선거인명부에서 부정 의혹이 매우 뚜렷해 보인다. 이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제가 질 것"이라고 부정 선거가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해 부정선거에 대한 심각성 체감에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비당권파 대표들의 입장은 달랐다. 유시민 공동대표는 "지금 통합진보당의 위기는 우리당 내부에서 만들어진 정통성의 위기로 우리 스스로 민주주의의 기본 규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에서 시작됐다"며 "비례대표 경선은 여러 복잡한 양상에도 직접 선거, 비밀 선거 원칙이 훼손된 정황이 너무나 뚜렷하다"고 주장했다.
유 대표는 또 "전국 운영위에서 혁신 비대위를 만들자는 제안은 우리당 정통성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며 "전국 운영위 회의를 방해하고 회의장을 물리적으로 봉쇄한 일부 당원들, 심지어 일부 당직자가 가담한 것은 너무나 충격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대표는 이날 문제 해결책으로 즉각적인 당원 명부 검증과 비례대표 경선 세부 정보 공개를 주장했다.
심상정 공동 대표도 "진보정당의 오랜 관습에서 문제가 비롯됐다고 해도 이를 10년 이상 혁신하지 못한 것만으로도 우리의 죄는 너무나 크다"며 "공당으로서 책임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개개인의 억울함이 있을 수 있지만 진보당을 바로세우는 과정은 운영위 결정대로 특별기구에서 정성껏 지킬 것"이라고 당권파를 압박했다.
당 진상조사위원장인 조준호 공동대표는 "조사위가 진행한 조사과정에 약간의 미흡함과 부족함이 있을 지언정 어떤 의도도 없었다"고 당권파에 반격했다.
조 공동대표는 "청년 비례대표 후보 문제와 일반 경쟁 부분 비례대표 문제도 경선 과정에서 불거져 선거가 끝나고 조사를 진행하기로 한 바 있다"며 "우리의 문제를 그대로 드러내면서 진보를 열망하는 노동자와 농민, 국민에게 우리의 운명을 맡겨야 한다"고 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