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애플 세계개발자회의(WWDC 2012)에 일찍 들어갈 수만 있다면…."
애플 'WWDC2012'를 하루 앞둔 10일(현지시간) 오후 8시경,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 입구에는 하나 둘 모여든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11일 오전 9시 문이 열리는 'WWDC2012'에 가장 먼저 입장하기 위해서다.
'1번'으로 줄을 섰다는 밀짚모자를 쓴 중년의 개발자는 엄지를 번쩍 들어보였다. 그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없었다. 주변에는 긴 밤을 지새우기 위한 캠핑용 의자도 등장했다.
지난 2011년 WWDC때도 개최 전날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인파로 이 일대가 마비될 정도였다. 대형 건물인 모스콘센터를 한바퀴 두르고도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긴 줄이 늘어섰다.
줄을 선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티셔츠, 핫도그 등을 나눠주며 마케팅을 펼치는 기업들도 등장해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올해도 지난해 못지 않은 열기로 WWDC가 개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5천명이 넘는 개발자들이 WWDC2012에 사전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콘센터에 줄이 늘어서기 시작한 저녁 8시, 애플이 WWDC2012에 참석하는 국내 개발자를 대상으로 개최한 '한국인의 밤' 행사도 인근 식당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삼성전자, 다음커뮤니케이션, KTH, 게임빌 등 국내 기업 관계자뿐 아니라 개인 개발자 40여명이 모였다.
지난해에도 WWDC에 참석했다는 김한상 참좋은인터넷 사장은 "지난해에는 스티브 잡스의 기조연설을 앞자리에서 듣기 위해 전날부터 모스콘센터 앞에 줄을 섰지만 올해는 그가 없어 아쉽다"며 "하지만 올해도 좋은 강연과 소식,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자비로 샌프란시스코에 왔다는 개인개발자 허한솔씨는 "비용이 부담이 됐지만 한 해 한번 있는 WWDC를 직접 눈으로 보기 위해 찾아왔다"며 "최신 개발 정보를 잔뜩 얻고 한국에 돌아갈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애플이 매년 WWDC에 참여하는 개발자들에게 지급하는 점퍼를 입고 즐거워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양쪽 팔 부분에 두 줄의 흰색 선이 특징인 이 점퍼는 개최 연도에 따라 등판의 숫자가 바뀐다. 올해 점퍼에는 '2012년'을 상징하는 '12'번이 새겨졌다.
한 개발자는 "이 점퍼는 유료 등록한 개발자들만 가질 수 있는 희귀품으로 집에 고이 모셔둘 것"이라며 "수십년 뒤 엄청난 가치가 생길지도 모른다"고 말하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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