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지난 2주 동안 디자인 특허권 침해 공격을 당했던 삼성이 반격에 나섰다. 삼성이 첫 타깃으로 삼은 것은 멀티터치를 비롯한 애플의 실용 특허였다.
13일(이하 현지 시간) 미국 새너제이 지역법원에서 속개된 특허소송에서 삼성은 iOS와 유사한 기능을 갖고 있는 소프트웨어 시스템 두 개를 시연했다고 더버지가 보도했다.
특히 더버지는 "이날 삼성의 선행 기술 시연은 배심원들의 마음에 애플의 독창성에 대한 의심의 씨앗을 뿌리는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프랙탈 줌, 멀티터치 선행기술로 소개
이날 삼성 측 증인으로 나온 사람은 서클12의 애덤 보그 사장. 애덤 보그 사장은 다이아몬드터치 테이블이란 프로젝션 기반 터치스크린 기기를 통해 이미지와 동영상을 시연했다.
지난 2001년 미쓰비스 전자 연구소에서 개발된 다이아몬드터치는 프랙탈줌과 테이블클로스(Tablecloth) 등 이번 소송과 관련 있는 두 가지 기능을 갖고 있다.
프랙탈 줌은 여러 손가락을 이용해 이미지를 조작할 수 있는 것으로 애플의 멀티터치와 비슷한 기능이다. 또 테이블클로스는 어떤 이미지를 창으로 끌고 나오면 바로 그 자리에 복사본이 드러나면서 원래 자리로 옮길 수 있도록 해 주는 기능이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손으로 디스플레이 화면을 터치해 이동시키다가 가장자리에 도달할 경우 즉각적으로 튕겨내는 '바운스 백(bounce back)'특허와 유사한 기능인 셈이다.
보그는 이날 증언에서 2003년 애플 측에 다이아몬드터치를 시연한 적 있다고 밝혔다. 다이아몬드터치는 현재 누구나 이용해 볼 수 있도록 미쓰비시 연구소 로비에 설치돼 있다.
하지만 애플 측은 이날 반대심문에서 프랙탈 줌은 다이아몬드터치가 애플 측에 넘어가고 난 뒤 개발됐다는 대답을 이끌어냈다.
◆바운스백 특허권 공략은 비교적 성공적
삼성은 애플 바운스-백 특허 선행 기술 사례를 한 가지 더 공개했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미국 메릴랜드대 컴퓨터 공학과 벤자민 베더슨 교수가 선보인 런치타일 시스템이 바로 그것.
런치타일은 지난 2004년 개발된 기술이다. 벤자민 벤더슨은 이날 HP 아이팩(iPAQ)을 이용해 이용자의 화면을 네 개로 분리하는 기능을 선보였다. 그런 다음 화면을 넘기면서 새로운 인터페이스 영역을 보여줬다. 애플 아이패드와 아이폰 등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기능이었다.
삼성 측 변호사들은 특히 '스냅-백(snap-back)'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이 기능은 화면을 조작할 때 특정 문턱까지 이르지 않을 경우엔 원래 위치로 되돌아가는 기능이다.
더버지는 이날 소송을 소개하면서 "삼성이 선보인 두 가지 소프트웨어 시스템이 애플 기기에서 발견할 수 있는 기능을 정확하게 보여주진 못했지만 배심원들의 마음에 애플의 독창성에 대한 의심의 씨앗을 뿌리는 데는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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