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유럽 재정위기국에 7천200억 투자

[정기수기자] 이탈리아, 스페인 등 금융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국가에 투자된 국민연금 기금이 7천2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용익(민주통합당) 의원이 공개한 국민연금공단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기를 겪고 있거나 위기 수준에 접근하고 있는 그리스, 스페인, 아일랜드,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5개 국가에 투자된 국민연금 기금은 올 6월말 현재 6억3천980만달러(약 7천200억언)에 달했다.

국가별 투자 규모는 이탈리아가 3억1천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이어 스페인 2억3천만달러, 아일랜드 9천만달러, 포르투갈 900만달러, 포르투카 900만달러, 그리스 80만달러 순이었다.

투자 분야는 주식과 채권이 각각 3억3천980만달러와 3억달러로 구성됐으며, 이들 국가에서 부동산 등 대체 투자는 없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유럽 내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면서 국민연금은 전술·전략적 자산배분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유럽발 위기로 '국민연금 위기인식지수'가 지난 5월 '위기 발단' 단계에 진입한 데 따른 대응 조치다.

이에 국민연금 관계자는 "이른바 PIIGS 5개 국가에 대한 투자는 전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분산투자의 일환"이라며 "7천200억원의 투자액 역시 국민연금의 전체 해외투자액 56조3천억원에 비하면 0.19%에 불과한 수준으로, 일부 손해를 보더라도 전체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위기요인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통해 선제적으로 리스크(위험) 관리를 철저히 해 나가고 있다"며 "올해 7월 기준으로 해외주식부문과 해외채권부문에서 각각 6.5%와 6.8% 수익률(잠정치)을 기록해 다른 자산군에 비해 높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