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2일 KT가 자회사 KT뮤직을 통해 음반·음원유통회사 KMP홀딩스를 인수한다고 발표해 주목된다. 작년말부터 업계에 돌던 소문이 1년여를 거쳐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KT가 KT뮤직의 지분을 매각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한국거래소는 KT에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KT는 이에 "KT뮤직 지분 일부양도 등을 포함한 다양한 KT뮤직 사업 활성화 방안을 검토했으나, 아직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답변했다. 뭔가 이런저런 방안을 모색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KT는 2일 공시를 통해 KT뮤직에 200억원을 출자하고, KT뮤직은 KMP홀딩스 지분 100%를 2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수방식은 KT뮤직이 KMP홀딩스의 주주사인 SM, YG, JYP, 스타제국 등 주요 엔터테인먼트업체와 이수만 SM 회장, 신재학 스타제국 대표, 김창환 미디어라인 및 KMP홀딩스 대표 등에게 CB(전환사채)를 발행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는 KT뮤직은 KMP홀딩스를 지배하고, 주요 엔터테인먼트업체들은 다시 KT뮤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CB는 발행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CB는 지금은 채권이지만 언젠가 주식으로 변하는 채권이라서 그렇다. 서로 지분을 보유해 끈끈한 유대를 갖고 일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어쨌든 KT와 K뮤직의 이날 발표는 흥미롭다. 현재 국내 음원유통시장이 유무선포털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SK그룹 계열)이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음원시장에서 멜론은 56%를 차지하며 독주 양상이다. 2위와 격차가 약 3배쯤 난다. 2위인 CJ E&M의 엠넷은 18.5%, 3위 네오위즈인터넷의 벅스는 12%이며, KT뮤직의 올레뮤직은 9.3%로 4위를 기록중이다.
KT뮤직은 과거 '도시락'이라는 유선 음악포털을 했었고, 지금은 '올레뮤직'이라는 유무선 포털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 4위에 그쳐 굴지의 통신사 KT가 미는 것치고는 성적표가 신통치 않은 편이라 할 수 있었다.
따라서 주요 엔터테인먼트업체들과 손을 잡은 KT와 KT뮤직의 결정은 향후 업계판도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관심을 둘 만한 케이스다.
마침 디지털 음원시장은 내년부터 새로운 전기를 맞을 참이다. 2013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의 '음원전송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이 시행될 전망이라서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음원가격을 인상한다는 것이 이 개정안의 골자다. KT와 KT뮤직은 수익성 개선과 유력한 파트너 확보라는 두 가지 카드를 손에 쥔 것이다.
한편, KT는 이날 KT뮤직의 CB 발행과 관련해 기존 KMP홀딩스 주주들과 콜옵션 계약을 맺었다. 나중에 KT뮤직이 발행한 CB가 주식으로 전환되고 나서 파트너인 엔터테인먼트업체에서 이를 매각할 때 KT가 이를 인수하는 우선권을 갖는다는 뜻이다. 지배력에 대한 안전장치까지 마련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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