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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 "성능·저전력 두 마리 토끼 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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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라디오 표준 구상…데이터량 제어 앞장설 것"

ARM이 저전력이라는 특유의 강점을 내세워 미래 전자산업의 '코어(core)'에 설 준비를 하고 있다.

이안 드류 ARM 마케팅 부사장은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트레이트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ARM의 역할은 파트너들을 후방에서 지원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ARM은 현재 에코시스템 내에서 코어(core) 역할을 하고 있다"는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이어 "ARM 사의 역할은 협력사들의 혁신을 돕고 새로운 제품을 만들게 하는 것"이라며 "ARM에는 300개 이상의 반도체 관련 라이선스를 제공하는 협력사들이 있고 이 회사들이 반도체 산업을 이끌어 나가도록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ARM은 모바일·서버·마이크로콘트롤러 등에 탑재되는 반도체 CPU·GPU 등에 들어가는 핵심 코어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반도체칩을 직접 설계하는 대신, 코어 부문을 설계해 협력사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것.

ARM 코어의 특징인 저전력은 스마트 시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 됐다. 현재 세계 스마트기기에 탑재되는 제품의 95%가 ARM사의 코어를 채택하고 있다.

ARM은 지난달 31일 기존 32비트 프로세싱을 확장해 64비트까지 지원하는 코텍스 A50 시리즈를 발표했다. 코텍스 A57 코어를 사용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기존 쿼드코어 AP칩 대비 약 3배의 성능을 낼 수 있고, 저전력에 중점을 둔 코텍스 A53을 사용할 경우 기존 칩과 동일한 성능을 내면서도 전력소모는 4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특히 최고 성능의 코어와 저전력에 중점을 둔 코어를 함께 쓰는 '빅리틀' 방식을 채택할 경우 전력효율은 더욱 배가 된다. '빅리틀'은 게임 등 복잡한 애플리케이션 구동은 고성능 코어에 맡기고, 간단한 작업은 저전력 코어를 사용하도록 CPU 작동을 분산시키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채택할 경우 코텍스 A8 싱글 코어를 사용 시보다 성능이 11배 가까이 뛰어난 쿼드코어 AP(코텍스 A15 코어 2개, 코텍스 A7 코어 2개)를 구동하면서도 전력소모는 더 감소시킬 수 있다.

ARM 관계자는 "'빅리틀'을 통해 코텍스 A53과 A57을 같이 쓰면 성능과 저전력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전력이 화두가 되는 이유는 사람들이 PC에서 하던 업무를 스마트폰·태블릿PC로 대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ARM 관계자는 "모바일 기기에서 음성 인식, 제스처 인식 등이 가능해지는 등 컴퓨팅 성능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며 "(모바일기기가) 증강현실 등 주변 환경들을 자연스럽게 인식하면서 CPU 뿐 아니라 GPU를 활용한 컴퓨팅이 필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RM에 따르면 2012년 현재 모바일을 통해 접속가능한 기기는 이미 세계 인구수를 넘어섰으며 1억명 이상의 인구가 한 달에 1기가바이트(GB) 이상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4년 뒤인 2016년에는 월별 데이터사용량이 1엑사바이트(EB, 100만 TB)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ARM의 코텍스 A50 시리즈는 현재 대부분의 스마트기기가 채택하고 있는 코텍스 A9 시리즈의 차세대 버전. 모바일기기의 32비트를 훨씬 더 높은 성능과 전력효율로 구현하는 것 뿐 아니라 서버의 데이터 저장방식인 64비트 시장에서도 경쟁이 가능한 CPU다.

때문에 일부 업계에선 ARM의 이번 시리즈 출시를 두고 서버 시장 진출을 통해 인텔의 x86 기반 제품들과 본격적인 대결에 나서는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대해 이언 드류 부사장은 "칩을 만들어서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협력사들이 하는 일이다. 이는 서버나 사물간 통신(Internet of things) 등 ARM은 제안자에 불과하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드류 부사장은 "향후 5~6년 사이 세계에서 사용하는 데이터량이 5배 정도 증가할 것이며 수십억 개의 제품들이 연결될 것"이라며 전체 시장의 성장가능성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했다.

드류 부사장은 "데이터량이 폭증하는데 이에 비례해 소비전력을 늘리거나 네트워크망을 확대할 수 없다"며 "글로벌 온난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고, 하나의 제품으로 모든 상황에 대응할 수 없기 때문에 시장의 다양한 요구사항들에 맞춰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 데이터센터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양은 세계 항공산업이 배출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20년내에 30억명의 중산층이 스마트기기를 새롭게 사용하게 되고, 향후 30년간 세계 인구도 3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데이터 사용량은 폭발적인 증가세가 예상된다.

드류 부사장은 "ARM CPU는 다른 제품에 비해 20~30%의 전력소모로 같은 성능을 낼 수 있다"며 "현재 데이터센터 전력의 50%가 냉각에 사용되는데 이를 줄이는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드류 부사장은 "데이터량의 증가와 똑같은 속도로 서버 규모를 늘릴 수 없다"며 "현재와 비슷한 전력소모량을 유지하면서도 데이터 증가속도를 제어할 수 있어야 하는데 ARM이 이러한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싶다"고 덧붙였다.

ARM은 최근 작은 범위를 연결하는 무선네트워크와 장거리 네트워크를 연결할 수 있는 새로운 라디오 표준을 확립하기 위해 '웨이트리스 이니셔티브(Weighless Initiative)'를 출범한 바 있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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