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성기자] 새 정부에서는 망중립성이나 단말기 중립성 등 '이용자의 선택'을 배려한 인터넷 정책이 강화될 예정이다.
특히 카카오 보이스톡으로 대변되는 스마트폰인터넷전화(mVoIP)가 모든 요금제에서 전면 허용되는 등 통신비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대안 서비스가 활성화된다. 반면 이용자 선택을 제한할 수 있는 각종 통신사-제조사의 서비스 '선탑재'에는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0일 인수위와 방통위에 따르면 오는 16일 오후로 예정된 박근혜 당선인 업무보고 자리에서 방통위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약 실천계획'을 전달할 예정이다.
방통위 파견 인수위 전문위원인 김준상 방송정책국장과 김용수 방송진흥기획관, 실무위원인 이태희 통신정책기획과장이 업무보고를 진행한다.
◆인수위, '이용자 선택' 강조한 공약 이행계획 요구
방통위는 지난 2012년 각계와 치열한 토론을 벌이며 '망중립성'에 대한 의견 수렴과정을 거쳤다.
이에 망사업자의 자의적인 트래픽 차단을 방지하면서 합리적 트래픽 관리는 보장하는 '통신망의 합리적 관리 및 이용기준'을 도출했지만 워낙 다방면의 산업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내용이다보니 논란은 더욱 커지기만 했다.
방통위는 지난 12월에 이 기준안을 위원회 안건으로 상정시켰지만 논란이 큰 사안인 만큼 좀 더 신중한 정책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듣고 '보류'판정을 받은 상태다.
인수위는 이 망중립성 관련 정책에 대해 본격적으로 기틀을 다져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미 박근혜 당선인이 후보시절 '이용자 중심의 인터넷 서비스 원칙을 정립하겠다'고 공약한 상황.
인수위는 특히 망중립성 뿐만 아니라 구글이나 애플 운영체제, 앱스토어, 검색환경 등에 자칫 종속되기 쉬운 현 모바일 환경을 개선해 나가는 '플랫폼 중립성'과 스마트폰 등 단말기에서 자유롭게 서비스를 선택해 활용할 수 있는 '단말 중립성'까지 확대 정립한다는 방침이다.
박 당선인의 공약 개발을 담당했던 윤창번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방송통신추진단장은 최근 열린 한 토론회에서 "당선인의 공약에는 망중립성은 물론 플랫폼 중립성, 나아가 디바이스(단말기) 중립성까지 확보돼야 한다는 의지가 내포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통신3사가 지난 12월말 '조인'이란 것을 발표했는데, 통신사업자들이 보조금을 줘서 소비자에 파는 단말기에 (조인을 미리)탑재해 팔면, 이것이 단말 중립성 해치는 일"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인수위는 이같은 공약을 실천할 수 있도록 방통위에 망중립성 및 다양한 기술 중립성에 관한 구체적인 정책 실현 계획을 요구했고, 방통위의 업무보고에 해당 내용이 포함된 것이다.
◆망중립성은 상반기…단말-플랫폼 중립성은 내년
방통위는 지난 12월 보류됐던 '합리적 트래픽관리 기준'을 상반기 내에 정립한다는 계획을 업무보고에서 전달할 예정이다.
방통위 측은 보고 내용에 "망중립성은 초기 망사업자의 트래픽 차단에 대한 우려로 '트래픽을 차별없이 처리하는 것'을 의미했었지만 최근에는 망 사업자의 합리적 트래픽 관리와 인터넷망을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콘텐츠 사업자의 책임(망투자비) 분담 이슈로 확대되고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즉 무조건적인 '차별금지'가 아닌, 인터넷 사업자의 책임을 일부 강조한 것이다.
따라서 상반기 내 정립할 이용기준에서는 망사업자가 콘텐츠나 서비스를 불합리하게 차단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은 물론이고 예외적 경우에 대해 망 사업자가 '합리적'으로 망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범위와 방법도 포함시켰다.
아울러 방통위는 인수위에서 요구한 플랫폼 및 단말 중립성 관련 기본 원칙도 2014년까지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업무보고에서는 플랫폼, 단말 중립성에 대한 이론적 제도적 연구가 선행돼야 하고 이후 관련 업계 및 전문가를 포함한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도 함께 제시될 예정이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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